국내 주식시장이 4월 중순 이후 크게 오르면서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던 주가연계증권(ELS)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3년 동안 가입 시점에 비해 절반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5~6% 수익을 주는 구조의 상품이다. 하지만 코스피가 상반기에만 벌써 15% 이상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ELS 가입을 주저하고 대신 주식 직접투자나 주식형펀드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주 7일부터 9일까지 모집한 ELS 8건 가운데 절반인 4건이 청약 최소한도를 채우지 못해 발행을 취소하기로 했다. 이미 청약한 고객에게는 청약금을 환불해 줄 예정이다. ELS는 보통 건당 30억~100억원을 목표로 발행을 추진하는데 청약모집액이 3억~5억원 미만이면 발행을 취소한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이후 ELS 발행 취소 사례가 여러 증권사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월 ELS 신규 발행액은 4조3297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29% 감소했다. 앞서 지난 4월 발행액도 6조665억원으로 3월에 비해 25% 줄어든 바 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1일까지 발행액이 1조5543억원에 머물렀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6월 월간 ELS 총발행액도 4조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ELS 상환액은 5조2430억원이었는데 발행액은 이에 1조원 가량 못미쳤다. 통상 ELS는 상환액이 거의 대부분 ELS로 재투자되는 구조였는데, 최근에는 상환받은 고객이 재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주식 직접투자나 주식형펀드 가입으로 돌아섰거나 가입을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주식형 펀드는 지난 9일 기준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이 16.5%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ELS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되는 유럽·미국·일본 등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하면서 자칫 2년 전처럼 ELS를 꼭지점에서 가입해 손실 위험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는 점도 ELS 투자가 위축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곽상준 신한금융투자 본점영업부 PB팀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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