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로 알아보는 내 車 건강상태

미세먼지가 걷히고 맑은 하늘이 찾아오면서 자동차로 드라이브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나들이 전 차량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나서면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주행 중 평소와 다른 냄새가 느껴진다면 더욱 유의해야 한다. 냄새만으로 자동차 건강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눅눅한 냄새가 나는 경우다. 최근 기온이 올라가면서 에어컨 사용이 잦아지고 있다. 에어컨을 켰는데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 공조기 내부에 곰팡이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호흡기 건강에는 좋지 않으니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필터가 오래된 경우에도 비슷한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에어컨 필터를 교체해보자. 만일 필터 교체 후에도 악취가 지속된다면 전용 클리너를 사용해 에바포레이터(증발기) 내부를 청소하고, 송풍구 부분 역시 알코올 등을 활용해 닦아주면 냄새가 사라진다.
에어컨에서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간과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냉각수가 유출됐을 때 이런 냄새가 나곤 하는데 냉각수가 모자라게 되면 엔진의 열을 식히지 못해 엔진 손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닛을 열고 냉각수 유출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만일 냉각수가 모자란다면 임시방편으로 수돗물 등을 채운 뒤 곧바로 정비를 받아야 한다. 그외 냉각수 누수 확인 법 중 하나는 보조석 아래의 매트가 젖어있는지 만져보는 것이다.
주행 중 고무타는 냄새가 날 때도 있다. 이 경우 원인은 여러가지인데 크게 급가속·급정지 등으로 타이어가 마모돼 타는 냄새이거나, 팬벨트가 늘어진 경우, 브레이크 문제 등이다. 특히 타이어가 타는 냄새는 공기압이 부족하면 더욱 심하게 발생할 수 있다. 적정 공기압이 채워져 있는지 정비소에 들러 점검하도록 하자.
팬벨트 역시 고무로 이뤄져 있어 비슷한 냄새가 날 수 있다. 공회전 상태에서 RPM을 높이면 팬벨트 문제인지 알 수 있다. 만약 벨트에서 마찰음이 들린다면 장력이 약해졌다는 뜻으로, 정비소에서 벨트 장력을 조절하면 된다.
브레이크 역시 풋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면 패드가 과열돼 고무 타는 냄새가 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높은 곳에서 내려올 때에는 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는 것보다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 내려오는 게 더 좋은 방법이다. 만일 브레이크 라이닝 쪽에서 소리가 난다면 패드를 교체해야 한다.
그외 주행 중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배터리 전해액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가 노후했거나 과잉 충전된 경우 전압 조정기 고장으로 전해액이 넘칠 수 있으며, 공조기를 통해 시큼한 냄새가 실내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 또 기름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연료 또는 배기 관련 장치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이들 경우 스스로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정비소에 가서 점검을 받는 게 좋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