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착수
이 때문에 강남구와 서초구로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는 강남역 일대 희비는 갈렸다. 강남구에 속한 강남대로는 유통·소비 중심으로 '젊음의 거리'라 불리며 활기를 띠었지만, 서초구 쪽 강남역 인근은 상대적으로 덜 발전했다.
2008년 삼성그룹이 2만4000㎡ 넓이의 땅을 사들여 '삼성타운'을 지으면서 활기가 도는가 싶었지만 주변과 연계된 개발이 되지 않아 효과가 미미했다는 평가다. 바로 옆에 위치한 롯데칠성과 남쪽 코오롱 용지를 제대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가 2009년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 도입 당시 롯데칠성 용지(사진)를 대상지로 선정하면서 이 지역 개발은 활기를 띠는 듯 보였다. 삼성타운 완공과 강남역 신분당선 개통이 맞물린 시기였다. 롯데그룹 측은 이후 몇 차례 수정과 보완을 거듭한 끝에 2015년 말 47층 규모 도심 랜드마크 빌딩 건설계획을 포함한 일대 개발계획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랜드마크빌딩의 층수 문제, 기존 지구단위계획과의 충돌, 빌딩 안에 넣는 각종 시설과 세부 계획에 있어 서울시가 보완 필요성을 계속 제기하자 개발은 계속 답보 상태였다.
그러나 2014년 서울시가 '2030 서울플랜'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생활권 계획까지 확정을 지으면서 이 지역 개발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강남을 도심으로 지정해 놨지만 제대로 된 범위를 명시하지 않았던 기존과 달리 롯데칠성과 코오롱 등 용지가 있는 서초로를 포함한 강남역 일대가 '도심'으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시의 생활권계획에 따르면 강남도심권역은 국제업무지구와 MICE 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육성해야 한다. 롯데칠성과 코오롱 용지를 개발할 명분이 생긴 셈이다.
서초구도 빠르게 움직였다. 구는 서울시와 공동으로 서초로 일대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용역에 착수하면서 이 일대를 상업지로 종상향해 개발의 틀을 만들어 주겠다는 계획을 잡았다.
서초구 관계자는 "2년 가까이 진척이 없었던 롯데칠성 용지 개발 문제를 이번에 서울시와 공동으로 실시하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용역'을 통해 해결할 전망"이라며 "이 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에서 상업지역으로 종상향시키고, 사전협상 개발계획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갖고 있는 용지 면적이 워낙 크기 때문에 서초구 입장에선 아예 구의 핵심지가 환골탈태하는 효과가 있다.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도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
또 롯데칠성과 코오롱 용지 개발에 속도를 붙여 여기에서 나오는 공공기여금을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에 투입할 수 있어 '일거양득'으로 평가된다. 공공기여금은 이 밖에도 상습 침수지역인 강남역·진흥아파트 사거리 일대 저류시설 마련 등에 활용해 '재난안전 중심형 지구단위계획' 역할도 수행하게 한다. 이를 반영해 서초구는 현재 지구단위계획 수립 범위에 들어가 있지 않은 진흥아파트 일대도 용역 범위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2019년 2월 서리풀터널 개통에 맞춰 서초역 법조타운 일대 활성화에도 나선다. 그동안 정보사가 있어 단절됐던 내방역과 서초역 사이를 이 터널을 통해 연결하는 만큼 내방역~서초역~교대역~강남역에 이르는 가로축을 확보할 수 있어 유동인구 증가와 지역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
서초구는 검찰과 법원 등이 밀집해 있는 서초역 일대 '법조타운'의 상권이 쇠퇴하는 점을 주시하고 이 일대를 '리모델링 활성화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연면적을 30% 추가 확보할 수 있어 사업성이 좋아지니 민간의 자발적 투자도 이끌어낼 수 있다. 인근 노후한 저층빌딩 외관이 깔끔해지는 등 경관 확보 효과도 기대된다. 또 이용이 저조하거나 활용되지 않는 공공공간을 확보해 민간이 휴게공간으로 쓰거나 각종 이벤트를 하도록 빌려주는 '타운매니지먼트' 기법도 도입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권역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