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이래"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40대 주부 5명은 서로 묻고 또 물었다. 일산과 파주 등지에 거주하는 이들은 한 유통사로부터 2년 간의 계약기간이 끝나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는 중이었다.
백화점 판매 사원으로 일했다는 주부 최모(45)씨는 "쉰 지 1년이 다 돼 새 일자리를 빨리 구하고 싶다"며 "(박람회를)돌아보니 동종사 경력우대에 정규직인 곳이 많아 면접까지 봐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와 파트너사 등 100여개가 참여한 이날 채용박람회에는 아침 일찍부터 구직자들 수백여명이 모였다. 대학 졸업 후 첫 면접을 보러 왔다는 구직자부터 유통업계에 이미 종사하거나 종사했던 경력자들, 군 제대를 한 달 앞둔 장병들까지 사연은 다양했다. 하지만 취업에 대한 간절함은 모두 같았고, 기왕이면 정규직을 원했다.
현재 유아교육 관리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는 정경희(40대 후반)씨는 기꺼이 자신의 생년월일과 연락처를 모 회사 채용란에 적었다. 유아휴게실과 유모차 대여소 등의 관리직원을 뽑는다는 이 회사에서 '정규직'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정 씨는 "이직을 생각 중인데 비슷한 일을 하면서 정규직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박람회 안내 책자에 나온 채용정보를 살펴보면 대부분 근무형태로 정규직을 제시했다.새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필두로 한 일자리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현재 기류와 무관치 않아보였다.
물론 사무직과 달리 판매직, 주차, 미화, 시설, 보안 등의 직원을 뽑는 곳에선 여전히 계약직이 많았다. 현실적으로 이들 직군까지 정규직으로 떠안기에는 회사 부담이 크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라도 빨리 취업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번 채용박람회는 '가뭄 속 단비'와 같았다.
대학 졸업 후 첫 면접을 본다는 이모(26)씨는 "좀처럼 면접을 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면접을 볼 수 있어 기쁘고 또 많이 떨린다"며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인솔 교사와 함께 왔다는 하성고등학교 학생 9명은 저마다 사무직, 마케팅직 등 원하는 직군의 정보를 수집해 공유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 중 한 한생은 "채용박람회에 오기 위해 일부러 오전 수업시간을 빠지고 온 것"이라며 "고교 졸업 후 채용 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만큼 이날 박람회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군 제대를 한 달 앞두고 일자리를 알아보러 나왔다는 한 장병 역시 "제대 후 사회 경험을 쌓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며 "그래서 일단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가리지 않고 정보를 얻고 있는데 좋은 정보가 많다"고 만족했다.
박람회에 직접 와 구직자들을 격려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우선은 '일자리 창출'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더욱 더 적극적으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세계가 앞장 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고용노동부와 고양시가 후원하며, 신세계그룹 계열사와 다양한 파트너사들이 참여했다.
신세계에서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신세계아이앤씨,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사이먼, 신세계엘앤비, 에브리데이리테일, 이마트위드미, 신세계티비쇼핑, 신세계프라퍼티 등 14개사가 참여했다.
파트너사로는 매일유업, 메가박스, H&M헤
특히 오는 8월 스타필드 고양점 개장을 앞두고 고양시 등 인근 지역 구직자를 위한 스타필드 고양 채용관이 별도로 마련돼 많은 구직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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