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23일(16:1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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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2일 저녁 유로화 시장에서 낮은 가산금리와 유리한 스왑 조건을 활용해 7억5000만유로(미화 8억4300만달러 상당) 규모의 5년 만기 외화표시 채권(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발행되는 글로벌본드는 한국계 기관이 올 들어 발행한 첫 유로화 표시 채권이자, 수출입은행이 지난 2016년 유로화 채권시장에 3년 만에 복귀한 이후 두 번째 발행이다. 앞서 지난 1월 수출입은행은 15억달러 규모의 미 달러화 표시 글로벌본드를 세 개 트렌치(Trench)로 나눠 발행한 바 있다.
발행금리는 5년 만기 유로화 미드 스왑금리(0.222%)에 0.40%의 가산금리를 더 한 0.622%로 결정됐는데, 이는 역대 한국물 유로화 벤치마크 발행 가운데 최저 수준의 가산금리다. 지난 22일 실시된 투자자 모집(북빌딩)에는 총 65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했고 투자자 분포를 살펴보면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 36%, 자산운용사 31%, 은행 26%, 연기금 및 보험사 6% 등으로 집계됐다.
최근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과 북한은 잦은 탄도 미사일 발사, 제6차 핵실험 강행 위협 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에 수출입은행은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주요 도시에 지난 15일부터 일주일 간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해 잇따른 북한의 도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새정부의 외교정책 및 경제정책 방향, 최근 수출 회복세 등 한국 경제지표의 개선 등을 강조했다.
아울러 프랑스 대선 이후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및 미국, 유럽의 경기지표 호조, 이란 대선에서 친서방 대통령의 승리 등 영향으로 주요국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하고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 또한 이번 채권 발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향후 유로화 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내 기관들에게 경쟁력 있는 벤치마크를 제시했고 달러화와 함께 유로화 시장이 우리 기업의 주요 대체 조달시장으로서 부각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국계 기관의 발행이 저조했던 유로화 채권 시장에서 2년 연속 대규모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한국물의 위상을 재확립했고 북핵 이슈와 잦은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으로 한국물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을 확인한 데 의미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대표 외화차입기관인 수출입은행은 올해 총 110억달러 규모의 외화 조달을 목표로 차입수단을 다변화하고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 연기금 등 우량 투자자를 적극 유치해 안정적인 외채 조달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행대금 또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SF), 복합금융, 개발금융 등 다양한 금융지원 수단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며 서비스와 에너지, 미래 운송기기 등 미래 성장동력인 신성장 산업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