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간담회 하는 김상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5.18.김재훈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18일 서울 세종대로 공정거래조정원에서 공정위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존 순환출자의 해소를 성급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소신을 다시 확인했다. 순환출자의 가공자본 창출력과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강화에 대한 교수 시절의 문제인식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재벌 개혁 방향과는 맞지 않다는 김 후보자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가 지배구조의 근간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조원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만5000여개의 순환출자를 해소한 롯데그룹도 아직 지주사 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 새 정부의 공정위는 순환출자 해소 대신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자산순위 상위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데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없던 규제를 새로 만들지는 않지만 불공정행위를 과거보다 면밀하게 감독하고 무겁게 처벌한다는 의미다.
김 후보자는 "대선과정에서 '4대그룹'이라고 규정했지만 4대 그룹 외에도 롯데 등을 포함해 자산순위 상위 대기업에 정책 목표를 맞출 것"이라며 "공정위의 법 해석과 집행 재량권을 활용해 4대 그룹의 사안은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에 대한 효과적인 규제를 위해 '기업집단국'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조사국이 부활하는 것이지만 오늘부터 기업집단국으로 부를 것"이라며 "조사기능과 함께 경쟁제한성 등을 분석할 수 있도록 경제분석기능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시민단체에 몸담았을 때와 정부의 일원이 된 지금은 입장이 다르다"며 경제개혁연대 등에서 주장했던 모든 정책을 현 정부에서 실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는 '재벌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공정위원장의 자리에서는 효과적이고 실현가능한 개혁에 치중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정된 이후에 강경할 것이라는 우려와 예전과 달리 말랑말랑해졌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며 "개혁의 의지만큼은 변화가 없다. 다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국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현실적인 개혁을 추구할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계를 중심으로 한 우려에 대해 그는 "재벌개혁 전도사로 불린 지난 20년간 재벌을 해체하자는 이야기를 한적은 없다"며 "개혁을 통해 재벌을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가맹점·대리점 거래 관행과 갑질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도 내비췄다. 김 후보자는 "공식 취임하면 초반에는 가맹·대리점 문제와 관련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김 후보자 임명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없던 규제를 만들어내지 않고 기존 제도 안에서 가겠다는 것은 기업활동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순환출자 해소가 시급하지 않다는게 후보자의 생각이더라도 결국 법 개정의 키를 쥔 것은 국회"라며 "지난해 총선 때부터 지배구조 개혁을 주장했던 여당에서 선명성 경쟁을 할 경우 언제든 순환출자 해소 이슈가 고개를 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성대 교수로 재직 중인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기간에도 학교강의는 계속할 것"이라며 "일정상 이번 학기는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과정에도 강의에 빠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17일 청와
한편 김 후보자의 임명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이날 "폴리페서는 개혁과 청산 대상"이라며 "경도된 시각의 '재벌 저격수' 김 내정자가 재벌의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한 균형 잡힌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비난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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