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처음 독자 개발한 중대형 상용 여객기가 이르면 다음달 첫 비행에 나선다.
유럽 에어버스(Airbus)와 미국 보잉(Boeing)이 양분해 온 전세계 여객기 시장이 중국의 가세로 'ABC 체제'로 재편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중국 항공기업체인 중국상용항공기유한공사(코맥·COMAC)는 최근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서 고속 활주 등 모든 지상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음달 처음으로 비행기를 조종하는 처녀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중국이 C919를 2010년 공개할 때와 달리 이번 첫 비행에는 해외 언론과 바이어들이 대거 초청될 것"이라며 "향후 20년간 2조 달러 민간 항공기 시장이 미국과 유럽, 중국으로 재편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이정표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올해 C919의 비행 안전성을 검증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정기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2008년부터 개발·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거의 10년 만에 결실을 맺는 셈이다.
C919는 경쟁 모델인 보잉 737-800기나 에어버스 320과 동급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외관이 비슷하고 엔진도 최신형이 탑재됐다.
하지만 C919가 세계 여객기 시장에서 얼마나 먹힐 지는 미지수다.
로이터는 "C919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저렴한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해외 항공사들로부터 채택되려면 안전 운항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할 기록을 쌓아야 한다"며 "해외 시장에 안착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C919는 당분간 중국 국내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C919는 현재까지 23개 항공사로부터 570대의 주문을 받았지만 고객사의 대부분이 차이나에어 등 중국 항공사다. 그럼에도 중국 시장이 워낙 커서 '홈드라운드'의 장점을 덕에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그동안 보잉이나 에어버스로부터 여객기를 수백대씩 수입해 왔는데 C919가 상용화되면 자국 수요를 우선 흡수할 수 있다. 코맥은 향후 20년 동안 중국에서만 약 7000대의 여객기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미국 CNN은 "중국은 해마다 승객이 급증해 항공기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중국의 항공시장은 203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C919가 생산 궤도에 오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의 외교 무대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전
중국은 대형 여객기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코맥은 C919의 후속 기종인 대형 여객기 C929의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여서 중국이 세계 여객기 시장에 완벽하게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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