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중국 출장에 나섰다.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한국산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전용기를 이용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중국 생산·판매법인인 베이징현대와 생산시설 등을 둘러보고 상하이모터쇼를 참관한 뒤 주말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의 이번 방문은 사드 갈등 이후 중국내 현대·기아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서 전년 동월 대비 52.2% 급감한 7만2032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현대·기아차 중국 월간 판매량이 10만대 이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월(9만5235대) 이후 13개월 만이다.
판매부진은 이번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여전히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젊은층들 사이에서 현대·기아차 불매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핵심 고객이 30~40대 젊은 직장인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일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달 중국 내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지난달의 7만대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현대·기아차는 14만6000대 가량을 판매했다.
정 부회장은 현지서 주요 임원들과 회의를 갖고 대책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단기적인 판매 부진에 대한 회복방안을 비롯해 중장기적인 생산 물량 조정 등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 내 다섯번째 생산기지인 충칭공장이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연간 30만대 생산규모인 5공장마저 가동되면 중국 내 재고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5공장의 가동 시기를 늦추고 1~4공장의 가동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방안 등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방문 이전에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10~14일 미국 출장길에 올라 미국 판매법인과 생산기지인 앨라배마 공장 등을 방문했다. 세타2 엔진 리콜로 인해 현대차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이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마련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매출의 70% 가량이 해외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G2(미국·중국)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꼼꼼한 관리 차원에서 정 부회장의 동선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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