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지내는 조 모씨(43)는 최근 다용도실 리모델링이 고민이다. 단지 내 인테리어 업자와 만나 예상 비용 견적을 받아도 불안하다. 시공 과정에서 '바가지 요금'을 내거나 사후관리(AS)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이 그를 괴롭히고 있다.
일산에서 15년간 거주 중인 김종환(28)씨는 최근 '셀프 인테리어'에 꽂혀 있다. 직접 페인트와 데코타일을 구입해 수납장과 비닐 장판 위주인 자신의 방 분위기부터 바꿀 생각이다. 김 씨는 모든 인테리어 자재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직접 소재도 고를 수 있는 곳이 없는지 찾고 있다.
10년 전부터 건자재 유통사업을 다져온 KCC가 셀프 인테리어 성수기를 맞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 출발점은 지난달 한국형 DIY(Do It Yourself)로 새 옷을 입은 국내 최대 인테리어 매장 '홈씨씨 인테리어 인천점'이다. 홈씨씨 인테리어(HomeCC인테리어)는 지난 2007년 KCC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 공략을 위해 출범한 인테리어 브랜드다.
홈씨씨 인테리어 인천점은 최근 단행한 리뉴얼을 통해 효율적인 동선과 다양한 입점 브랜드를 갖추고 새로 문을 열었다. 리뉴얼 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국내 최대 규모로 마련된 목재 재단·철물 코너다. DIY 자재를 집중적으로 배치한 섹션에서 20여종의 목재 수종을 고르거나 손잡이, 레일 등 철물을 고를 수 있다.
한국형 DIY에 걸맞게 DIY를 전혀 모르는 소비자를 위한 즉석 가공 서비스가 제공된다. 원하는 제품의 모양과 크기를 전문가에게 제시하면 어울리는 목재와 규격, 디자인까지 추천 받은 가구를 즉석에서 만들어 준다. 철물 코너에서 구입한 부자재를 더하면 자신만의 책상, 의자, 수납장 등을 조립할 수 있다. 2만 가지 이상의 페인트까지 함께 구입해 칠하면 완벽한 'DIY 가구'가 탄생한다.
인천점 매장운영을 맡은 박종진 차장은 "주말 하루 평균 방문객 약 3000~4000명이 인천점을 찾는다"며 "DIY 섹션만 봐도 하루 동안 1300여명이 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작년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 시장에서 DIY 인테리어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유럽 최대 홈 인테리어 유통 브랜드 '비앤큐'(B&Q)는 지난 2005년 국내 진출 당시 2010년까지 전국 단위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매출 부진으로 인해 2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비앤큐도 진출 당시 한국 소비자들이 DIY 인테리어가 익숙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시공 상담과 서비스, DIY 교육센터 등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한국인들의 구미를 당기기엔 부족했다.
홈씨씨 인테리어는 국내 시장 환경에 맞는 인테리어·시공 서비스를 선보이며 한국형 DIY란 돌파구를 마련했다. 특히 우리 주거문화와 소비형태에 어울리는 바닥재, 벽지, 창호, 페인트 등을 인테리어 관련 상품을 시공업체와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판매에서 시공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해 준다.
원스톱 쇼핑을 위해 전국 16개 매장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인 인천점은 한 눈에 인테리어 쇼룸과 시공된 자재를 살펴 볼 수 있다. 약 3000평 규모 매장에서 2만여개 상품을 취급하는 대형 인테리어 매장은 국내에서 인천점이 유일하다. 리빙, 주방, 침구, 타일, 원예, 조명 등 15개 이상의 분야의 업체가 입점해 있고 토탈 리모델링 공사부터 창호, 변기 등 단일 품목 공사까지 시공업자 연계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경력 10년차 이상의 전문가 집단인 '인테리어 플래너'들로 상담부터 AS까지 전 과정을 기획하고 진행해주는 점도 특징이다.
리모델링 시장에서 줄곧 AS 문제를 낳곤 했던 시공비도 홈씨씨 인테리어는 가격정찰제로 해결했다. 인천점은 모든 제품과 시공 비용을 정찰제에 따라 공개하고 있다. 실제 주택의 면적이나 시공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규격의 인테리어 자재를 구입비용과 시공비를 구분해서 알 수 있다.
전국적으로 노후 주택 비중이 늘어나면서 홈씨씨 인테리어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박
[인천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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