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 되자마자 호남부터 찾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격전을 치르고 있는 호남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충청권과 대구·경북(TK) 지역까지 훑으며 지지율을 단단히 다져놓겠다는 포석이다.
안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7일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방문한 뒤 '촛불집회'의 산실 격인 광화문 광장에서 대국민 신고식을 하며 본선의 첫발을 뗐다. 양복 재킷을 벗고 손학규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단상에 올라선 안 후보는 "이곳 광화문에서 19대 대선이 국민의 선거임을 선언한다"며 "국민을 믿고 국민을 위해 국민과 함께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이 이긴다'는 슬로건을 내건 안 후보는 약 5분 정도의 연설에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28차례나 언급했다. 광화문에서 첫 유세를 마친 뒤엔 곧바로 전주·광주로 향하며 문 후보보다 한발 빨리 호남을 찾았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한 안 후보 측으로썬 호남을 선점해야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호남에서 역전을 이뤄내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선대위는 총 28개 호남 지역구 중 23곳에 현역 의원을 보유하고 있어 의원 개개인의 인지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바닥 민심부터 뒤집을 수 있다는 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 후보는 전주를 시작으로 호남 일정에 돌입했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안 후보는 "전북은 이미 오래전부터 4차산업혁명시대 필요한 기반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데, 특히 탄소산업의 경우 정부가 관심을 보이기 전에 지자체가 먼저 선도적으로 이끌어 여기까지 온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외환 위기때 IT혁명을 불러 일으키면서 휴대폰을 비롯헤 20년동안 먹거리를 생겼다"며 "20년이 지난 지금에야 20년 전과 똑같은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데 그게 4차산업혁명"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의 강점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도를 드러내는 한편 호남지역에서의 김 전 대통령 향수를 자극한 것이다.
이어 전북대학교 앞 유세장을 찾은 안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선거를 위해 호남을 이용하는 후보는 절대 안된다"며 "호남이 저를 불러냈고 키워주셨다. 제가 넘어졌을때 손잡아 일으켜 준 곳도 호남"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호남당이라고 조롱할때도 저는 국민의당 깃발을 들고 부산·대구·대전 등 전국 방방 곳곳에 가서 당당하게 국민의당을 찍어달라고 했다. 대선
전주에서 일정을 마친 안 후보는 광주로 이동해 양동시장과 금남로를 찾아 유세를 계속했다. 이후 여세를 몰아 대전과 대구에서 표밭 다지기에 나선다.
[전주·광주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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