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금리인상 대출가이드
국내 기준금리(1.25%)는 9개월째 제자리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역시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금리로 쓰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과 금융채 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인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따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 소비자들도 어떤 형태의 대출이 유리한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에는 중장기적으로 고정금리 상품이 유리할 수 있지만 당장은 변동금리 상품으로 대출을 받고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고 권고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변동금리는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반면 고정금리는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인 경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높은데 최근 들어서는 고정·변동금리 차가 시중은행은 최대 0.3~0.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1년 전만 해도 금리 차이가 0.1~0.2%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금리 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대출을 받을 때 어떤 금리 상품이 더 유리할까.
전문가들은 대출을 받은 뒤 후 2~3년 내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면 취급 시점에서 가장 유리한 금리인 변동금리 상품이 더 유리하다고 권고한다.
대출 취급 후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해약금이 면제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변동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시중은행이 금리 유형 전환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변동이 가능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 유형을 전환하더라도 대출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므로 수수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며 "다만 인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1억원 기준 고객이 3만5000원, 은행이 3만5000원 정도 부담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3년 이상의 장기대출은 여전히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또 매달 동일한 금액이 빠져나가길 선호하는 고객은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원휴 KEB하나은행 목동중앙지점 PB팀장은 "단기대출은 큰 상관없지만 1년 이상 장기대출은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면서 "미국 금리 인상은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어 현재 국내 실질 금리는 동반해 상승하고 있으므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대출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정책금융상품인 금리고정형 적격대출도 금리 상승기에 추천할 만하다. 장기 고정금리인 이 상품은 10~30년까지 선택 가능하고 금리도 3.2~3.3% 수준이다.
16일 현재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3.13~4.43%고, 고정금리는 3.43~4.73%로 금리 차는 0.3%포인트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말 변동금리는 2.85~4.16%였고, 고정금리는 2.93~4.23%로 금리 차가 0.1%포인트가 되지 않았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고정·변동금리 차가 1년 전에 비해 더 확대된 이유는 고정금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변동금리는 은행 예금 등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15일 2.06%에서 지난 15일 2.17%로 0.11%포인트 올랐고, 매달 15일에 발표되는 코픽스 금리는 같은 기간 1.50%에서 1.48%로 0.02%포인트 떨어졌다. 코픽스는 한 달간 격차가 있는 데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에 연동된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