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퇴거가 전격 결정되면서 오늘 하루도 많은 사람들이 긴박하게 움직였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정치부 취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윤범기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 질문 1 】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가기까지 과정부터 정리해주시죠.
【 기자 】
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온 시각은 오후 7시 16분쯤입니다.
관저를 나온 것은 7시쯤이었지만, 청와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출발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후 청와대 전용 방탄차량을 타고 삼성동 사저로 이동을 했습니다.
경찰이 퇴거 경로의 교통 통제를 했기 때문에 큰 정체 없이 사저로 이동할 수 있었는데요.
청와대를 나온 차량은 독립문을 통해 서울역을 거쳐서 삼각지에서 녹사평역쪽으로 간 뒤, 반포대교를 건너 삼성동으로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삼성동 사저에서 막 도착했거나 도착 직전일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 질문 2 】
오늘 갑작스런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퇴거, 예상이 됐던 일입니까?
【 기자 】
아닙니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내일쯤 청와대를 나와서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갈 거란 예측이 우세했습니다.
조금전 기사에서도 나왔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삼성동 자택의 공사 때문이었는데요.
특히 장판 공사가 문제였습니다.
오늘 아침 박 전 대통령이 비서진에게 "오늘 나가야 되는게 아닌가요?"라고 물었는데,
"자택의 장판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박 전 대통령은 "그럼 공사 끝나는 대로 알려주세요"라고 했다는 거죠.
【 질문 3 】
그럼 장판 공사만 끝나면 언제든 나올 수 있었던 겁니까?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때 오후 4시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날 거란 소문이 돌면서 경찰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이 장판 공사가 의외로 오래 걸리면서 밤 늦게까지 이어질 거란 소식이 전해지자 역시 오늘 퇴거는 무리 아니냐 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오후 4시 30분을 넘기면서 청와대와 경찰 일각에서 다시 박 전 대통령이 오늘 퇴거할 거란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청와대 측이 6시 30분에 퇴거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보다 약간 출발이 지연되면서 결국 7시가 넘어서 청와대를 나오게 된 겁니다.
취재진이 장판 업체에게 확인한 결과 장판 공사는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4 】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삼성동 사저로 들어간 이삿짐도 관심인데, 텔레비전이나 냉장고도 사연이 있다면서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 10시57분쯤엔 사저 앞으로 텔레비전 한 대가 들어갔는데요.
해당 제품은 국내 가전업체의 42인치 벽걸이 텔레비전으로 제품명은‘울트라 HD LED TV’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로 들어가기 전까지 수십년 된 '골드스타' 상표의 낡은 TV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청와대를 나오며 TV부터 새로 구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오후엔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실은 전자제품 전문업체 차량이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도착했는데요.
특정 회사 상표가 찍힌 대형 냉장고를 담은 박스가 사저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 질문 5 】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갈 때 삼성동 주민들로부터 선물 받은 진돗개 두마리도 있지 않았습니까?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희망이와 새롬이라는 암수 두마리의 진돗개인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진돗개들에게 평소 각별한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월 27일에는 새롬이가 2번째로 출산을 해서 총 7마리의 새끼를 낳기도 했습니다.
수컷 2마리와 암컷 5마리였는데, 이 새끼들을 포함해 현재 청와대에는 9마리의 진돗개가 있었던 건데요.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상황이라 이 강아지들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권 관계자는 탄핵 당한 박 전 대통령이 진돗개 9마리를 돌볼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조만간 일반에 분양하거나 보호시설에 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질문 6 】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은 왜 갑자기 예고도 없이 청와대 퇴거를 결정했을까요?
【 기자 】
정확한 원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추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일단 내일 오전에 퇴거할 경우 모든 언론과 국민들의 시선이 박 전 대통령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불명예 퇴거하는 것인 만큼 가급적 조용히 청와대를 나오고 싶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걸로 예상이 되는데요.
오늘이 마침 일요일이고 하니까 시간도 해도 지고 어둠이 내려앉는저녁 시간이기 때문에 다소 서둘러서라도 지금쯤 나오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7 】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는 것에 대한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도 부담으로 작용했겠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민간인 신분인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 머무는 것은 "국가 안보상이나 상식적으로나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대통령기록물을 훼손하지 말고 즉각 퇴거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NS 상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호텔의 체크 아웃 시간이 지났는데도 나가지 않는 손님에 비유하며 즉시 방을 빼라는 식의 비난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윤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