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례에서도 국가 내부 분열을 극복하는 데는 리더들의 뒷끝 없는 승복과 통합 정신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24일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은 탈퇴와 잔류의 양극단으로 갈라졌다. 갈등이 극에 치달으면서 잔류를 지지하는 여성의원이 반대파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 51.9%, 잔류 48.1%로 '박빙'이었던 만큼 결과가 발표된 이후 100만 여 명이 재투표를 요구하고 수 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불복 집회를 여는 등 대혼돈이었다.
하지만 9개월 가까이 흐른 지금 영국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EU 탈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영국 여야 정치인들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잔류파에 속했지만 국민투표로 결정한 탈퇴를 책임있게 추진하기 시작했다. 일단 새 내각을 탈퇴파와 잔류파를 아우르는 통합 내각으로 꾸렸다.
메이 총리는 영국 국민들에게 "투표 결과는 존중돼야 하고 영국은 브렉시트 결정 전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며 화합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특히 지난 1월 40여 분에 걸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관련 대국민 연설은 '하드 브렉시트' 내용이 강하게 전달됐지만 메이 총리 특유의 단호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메시지 덕에 추락했던 파운드화가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EU 잔류'가 당의 공식 입장이었지만 국민투표 후에는 정부와 각을 세우기보다 "국민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정부가 이번 주 중 EU에 브렉시트 협상을 공식 통보하기 위한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도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지를 놓고 양쪽으로 갈라졌다. 힐러리는 280만표 더 많은 표를 얻고도 선거인 수에서 밀려 석패했지만 "트럼프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깨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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