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버스 사고를 당한 한 대학이 2박 3일간 마시기 위해 8천병에 가까운 소주를 구입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입생 정보제공과 학생 간 소통 강화를 표방하며 떠나는 학교 밖 오리엔테이션이 여전히 '술 잔치'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학생 자치활동을 자정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5일 교육부와 금오공대,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금오공대에 직원 3명을 파견해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학교 밖 오리엔테이션 준비 과정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행사 기획 관련 자료에는 총학생회가 음료수와 주류 구매에 1천200만원가량을 쓴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소주가 약 7천800병(20병 들이 약 390상자), 맥주가 약 960개(페트병 6개 들이 약 160상자)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신입생과 재학생이 1천700명(교직원 제외)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학생 1인당 소주 4∼5병씩을 마실 것으로 예상한 셈입니다.
금오공대는 당초 이 술을 모두 환불했다고 밝혔지만 교육부 현장조사 과정에서 학생회관에 쌓인 술 상자 일부가 발견됐습니다.
교육부는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오리엔테이션 중이던 부산외대 학생 10명이 숨진 뒤 대학생 집단연수 매뉴얼을 만들고, 신입생 행사를 가급적 학내에서 대학 주관으로 실시하도록 했습니다.
불가피하게 학생회·동아리 주관의 교외 행사를 열 경우 학교가 숙박시설·교통수단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학생 안전교육도 시행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오공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열린 공간으로 나가 자유롭게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싶어했다"며 "교육부 지침에서 벗어나지 않고 행사를 치를 수 있게 안전교육을 3∼4번 실시하고 교직원도 동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해 엠티(MT), 축제 뒤풀이 등 학교 밖에서 진행되는 대학생 자치활동이 여전히 술잔치를 벗어나지 못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학교 밖 행사에서 안전사고와 성추행, '군기잡기'식 폭행 등이 계속 발생하는 것 또한 폭음을 즐기고 선배가 후배에게 술을 강요하는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자치활동을 규제하는 것은 학생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지도·감독에는 한계가 있다"며 "학교 밖 행사가 특별히 큰 교육
한편, 교육부는 금오공대 총학생회가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이벤트 회사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한 점, 사고로 행사가 취소됐는데도 숙박비 1억3천여만원을 송금한 점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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