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쿠바와의 첫 모의고사를 잘 치렀다. 다만 핵심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이 천차만별인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는 이대은(28·경찰청)이, 타선에서는 최형우(34·KIA)의 분발이 필요하다.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6-1로 승리를 거뒀다. 오키나와에서 열린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도합 6안타에 그쳤던 타선은 11안타를 집중했다. 물론 상대 쿠바의 컨디션이 좋지 못한 점도 한몫했다. 쿠바는 이날 새벽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경기가 오후 2시에 열렸기 때문에, 여독이 제대로 풀리지 못한 탓이었다. 어쨌든 컨디션을 대회 개막일인 3월 6일에 맞춘 대표팀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스파링 파트너였다.
↑ 2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과 쿠바 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렸다. 1회말 2사 2루에서 한국 최형우가 파울을 날리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날 대표팀은 중심타선에 배치된 김태균(35·한화), 이대호(35·롯데)가 나란히 적시타를 날리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하위타선에 배치된 김재호(32), 허경민(27·이상 두산) 등도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타선이 힘을 보탰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4번타자로 출전한 최형우였다. 이날 최형우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삼진도 1개를 기록했다. 앞서 최형우는 요미우리-요코하마전에서도 각각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래도 두 번째 경기였던 22일 요코하마전에서는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내긴 했다. 이날 4번 타선을 배치돼 찬스를 잡기도 했다. 2회말이었는데,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3회말에는 상대 실책이 아니었다면 병살이 될 뻔하기도 했다. 다만 경기 후 김인식 감독은 “앞에서 김태균이 좋은 타구를 많이 날려서인지 최형우가 힘이 많이 들어갔고, 타구 질도 안 좋았다. 앞으로 남은 평가전에서 회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최형우의 컨디션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 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과 쿠바 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렸다. 6회초에 등판한 이대은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마운드에서는 이대은이 변수다. 이대은은 지난 겨울 경찰청 입대와 관련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기초군사 훈련을 마치고 곧바로 대표팀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했기 때문에 준비가 부족한 상태다. 이대은은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에서 1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날 쿠바와의 경기에서도 이대은은 흔들렸다. 다만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적응을 하는 듯했다. 특히 위력적인 속구는 위안이 됐다. 최고구속이 148km이었다. 이날 던진 24개 중 볼이 5개뿐이었던 점도 그렇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있었지만, 공격적인 피칭에 자신감도 상승한 모습이었다. 이날 2이닝 3피안타 1실점 3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첫 이닝에 3피안타로 안 좋았지만, 두 번째 이닝에서는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 처리했다. 이대은은 대표팀 선발 자원으로 꼽히는 투수다.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아, 우규민(33·삼성)이 3선발로 나갈 예정이지만, 이대은의 컨디션에 따라 계획은 바뀔 수 있다. 김인식 감독은 “이대은도 잘 던졌다고 보고 있다. 이대은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자기 나름대로 투구를 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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