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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화랑` 도지한 "연기는 흉내? 눈은 거짓말 못하죠"

기사입력 2017-02-25 17:02 l 최종수정 2017-02-25 17:27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KBS 2TV 드라마 '화랑'은 신랑 진흥왕 때 조직한 화랑을 배경으로 했다. 꽃 화(花)에 사내 낭(郎)이란 뜻처럼 화랑은 외양이 아름다운 남자를 선발했다. '화랑'에도 배우 박서준 박형식 최민호 김태형 조윤우 등 꽃도령들이 모였다. 도지한(26)은 반류로 등장해 외모와 닮은 또렷한 연기를 선보였다.
"관심을 갖고 사랑을 해주셔서 얻은 게 많아요. 좋은 동료들도 만났죠. 박서준 박형식이 캐스팅된 후 합류하게 됐어요. 제 외모가 이국적으로 진하게 생겼지만, 분위기는 잘 맞을 듯했죠. 또래 동료들과 작품을 잘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반류는 주인공 무명(박서준 분) 삼맥종(박형식) 외의 화랑 중 가장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박영실(김창완)의 양자가 되면서 정치싸움의 도구가 돼 갈등을 부채질했고, 수연(이다인)과 애틋한 감정을 키웠다. 길지 않은 분량에도 담아내야 할 것이 많았다.
"갈등을 만들어내는 사건이 꽤 있었죠. 이것들을 어떻게 이어붙일까 고민했어요. 시청자들이 볼 때 반류가 무작정 나쁜 인물이 아니라 '애가 무슨 죄라고'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죠. 가족에 무게를 두고, 선생님들이 잘 받쳐주셔서 크게 어렵진 않았네요."
도지한은 화랑의 삶보다는 멜로를 어떻게 풀지를 더 고민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반류 인생에 다가온 수연과의 이야기가 풍파를 겪는 상황과 어우러져야 했다. 두 사람이 전하는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이 담긴 반류 수연의 사랑은 여운을 남겼다.
"(이)다인이는 본래 성격이 밝고 쾌활하죠. 멜로신을 찍기 전에 서로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했어요. 열심히 준비했죠. 함께 연기하는 데 호흡이 안 맞는 건 없었어요. 키스신을 촬영할 때도 '빨리 찍고 쉬자'고 할 정도였죠(웃음)."
극에서 날을 세웠던 최민호(수호 분)와 합을 맞추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첫 촬영 전부터 배우들끼리 술잔을 기울인 덕분이었다. 무더웠던 지난여름 동안 살을 맞대며 돈독한 우정을 나눴다. 도지한은 "촬영장이 놀이터 같았다"면서 맏형인 박서준에게 감사를 전했다.

"처음 전체 리딩을 하고 (박)서준 형이 따로 배우들을 불렀죠. 작품과 캐릭터를 얘기하면서 술도 마시고 친해졌어요. 큰형으로서 좋은 일을 한 거죠. 서준 형이 분량도 많은 데 땡볕에서 촬영하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혼자였으면 탈진했을 텐데, 배우들이 의지하면서 정신력으로 버틴 거죠."
배우들은 촬영 전 2달가량 승마 검술을 배우면서 화랑이 됐다. 지난해 사전 촬영 당시 긴 머리 가발과 전통의상을 입고 기록적인 폭염을 버텨낸 것도 비슷한 나이 때 청춘들이 마음을 나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승마 촬영이 끝나면 직접 말을 차에 실었어요. 재밌게 말을 탔죠. 시청률이라는 결과가 뒷받침하지 못했을 때는 실망하긴 했어요. 그래도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청춘일 때 만나 청춘을 표현한 드라마였죠. 시청률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도지한은 지난 2009년 KBS 2TV 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로 데뷔했다. 부모님의 반대에 오기가 생겨 도전한 배우는 그에게 꼭 맞는 옷이었다. 역할과 작품을 통해 다른 인생을 사는 경험은 다른 직업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제 장점은 목소리와 눈인 듯해요. 눈이 굉장히 중요하죠. 제 눈은 아직 자연산이에요(웃음). 대본을 해석할 때는 '왜 그럴까'하고 물음표를 만들죠. 연기 자체가 흉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해가 돼야 느껴지는 걸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의 눈은 거짓말을 못 하죠. 저 스스로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화랑'과 반류는 도지한에게 20대의 책갈피였다. 배우로 살아오면서 '청춘'이라는 페이지를 갈무리한 것이다. 욕심내지 않고 동료와 선배들이 만든 길을 따라가면서 마주한 뜻깊은 시간이었다.
"정말 활기차고 좋았던 시절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에너지를 공유한 드라마죠. '화랑'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남아요. 여력이 닿는 데까지 계속 배우를 하고 싶죠. 더 유명해지는 것도 좋겠지만, 꼭 그렇게 되지 않아도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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