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 계열사인 형지I&C가 중국 사업에서 철수한다.
1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형지I&C는 중국에서 운영하던 남성복 브랜드 '본지플로어(BON-g.floor)'와 '예작(YEZAC)'을 접기로 결정했다. 형지I&C는 코스닥 상장사 우성I&C가 전신으로, 남성복 '본' '본지플로어'와 여성복 '스테파넬' '캐리스노트'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형지I&C는 2014년 5월 본지플로어를 통해 중국 진출 1호점을 쑤저우 태화백화점에 열었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내에 거점별로 매장이 확대돼 장자강 만바터백화점, 선양 심롱일백백화점, 상하이 대환백화점, 항저우 무림은태백화점, 난징 중앙상청백화점 등 매장이 12개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캐릭터 수트 시장이 점점 위축되고 있어 브랜드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매장별로 계약 기간이 달라 순차적으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남성복 트렌드가 수트보다는 캐주얼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본지플로어가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2년 전에는 중국을 타깃으로 한 별도 제품 라인을 전개했지만 이제는 중국 시장도 한국과 발을 맞춰 리얼타임으로 트렌드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형지I&C는 지난해 3분기에 매출액 900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형지I&C의 매출액은 929억원, 2015년 1178억원이었다.
하지만 중국 사업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 법인인 우성패션상하이도 지난해 3분기 말 당기순이익이 9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지그룹이 중국 사업에서 철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중국 사업에서 물러났던 아픈 경험이 있다.
형지그룹은 2006년 여성복 '카텔로'로 중국에 처음 진출했지만 2008년 철수했다. 형지I&C의 중국 진출은 첫 번째 실패를 거울 삼아 성공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또다시 철수로 이어졌다.
형지그룹은 이번 기회로 중국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와 '와일드로버' 상표권을 중국 유통 전문기업인 롱웨이테크놀로지에 제공하는 형태로 중국에 브랜드를 진출시킬 예정이다. 이미 형지 그룹은 현지 업체와 계약을 끝낸 상태다. 제품 직진출은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상표권을 중국 측에 수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엘리트베이직은 현지 업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시장을 공략한다.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한 프랑스 브랜드
회사 관계자는 "까스텔바쟉의 비비드하고 컬러풀한 디자인이 원색을 선호하는 중국인들 취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상하이 CHIC전시회 때도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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