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은 내년 삼성엔지니어링의 반전 스토리를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가장 큰 기대는 현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점을 들어 주식 매입을 검토할 때가 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주력 사업인 설계·조달·시공(EPC)시장이 수년간의 불황을 벗어나 안정적으로 성장할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내년 20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예상치(700억원)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28일 기준 이 회사 시가총액(2조482억원)을 감안할 때 내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0~11배다. 건설업계 평균 PER(10배)와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유상증자 성공 이래 어려웠던 재무 상황이 현재 많이 개선됐다"며 "강화된 체력을 바탕으로 내년 성장을 노려볼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전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순이익 기준 1조30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저가로 따냈던 악성 수주 대부분을 지난해 회계장부에 반영한 탓이다. 이 또한 삼성엔지니어링이 대규모 적자를 낼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던 유가가 상승세로 반전해 삼성엔지니어링은 재기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석유·가스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 유가 하락으로 연기됐던 정유·화학 프로젝트가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 삼성엔지니어링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놓고 GS건설과 경쟁하고 있다. 태국 베트남 오만 인도 등 아시아시장에서도 적잖은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삼성엔지니어링이 투자에 앞서 염두에 둬야 할 점도 있다. 내년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근거 중 하나가 비용 감축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점이다. 2012년 말 계약직 포함 7249명이었던 이 회사 직원은 올해 9월 기준 5464명으로 줄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 직원 보수로 총 5924억원을 썼지만 올해는 이 액수가 4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보수 규모가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에서 발주하는 물량만 연간 3조~4조원에 달해 악성 프로젝트의 정리만 잘되면 성장 가능성은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