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층 높아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을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 이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 가계부채의 큰 폭 증가가 지속되는 점 등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위해 완화기조를 유지하겠지만 금리안정에 한층 유의해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이주열 총재 취임 후 계속된 경기부진에 따라 금리를 내리기만 했던 한은의 통화정책은 빨라진 미국 금리인상 시계를 맞아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리게 됐다. 지난해 연준이 7년만에 제로금리에 종지부를 찍었을 때도 한은의 운신 폭이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확장적 재정정책 ▲유가감산 합의에 따른 유가상승 등이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물가상승을 초래할 수 있는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도 시중금리는 이미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지난 7월 1.203%까지 내려갔던 국고채 3년물은 15일 1.697%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는 자본유출입 외에 경기와 물가를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 기준금리 인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은과 정부는 세계 8위수준의 외환보유고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근거로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을 낮게 보고있다. 하지만 경기둔화 조짐이 짙어진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확산되고 국정공백 상태인 당국이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위기는 금세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만만치 않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2017년 위기예방을 위한 정책방향’세미나에서 “국내 금리가 상승할 경우 한계기업 부실이 증가하고 1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로 인한 부실위험가구도 급증하면서 은행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소 1000억 달러가량의 외환보유액을 추가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초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짐에 따라 금리를 오히려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한은의 동결 딜레마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KDI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2.4%로 내리며 저물가·경기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러차례 “그 어느때보다 대내외 불확싱성이 높다”고 토로한 이 총재도 “지난 10월 경제전망 당시에 비해 하방리스크가 더 커졌다”며 “1월에 전망치를 새로 제시하겠다”고 밝혀 현재 2.8%인 내년도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이 총재는 꺾이지 않는 가계부채 급증세를 두고 “수 차례의 정부 가계부채 대책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우회적으로 질타하기도 했다. 통화당국은 거시경제 여건을 고려해 금리를 인하했다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저금리가 가계부채 문제의 주범으로 꼽히는데 대한 부담감을 안고있다.
한편 내년부터 금통위는 매달 1회씩 열리는 현행 방식에서 약 8주 간격으로 1년간 8차례 개최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시장과의 소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는 줄지만 금
[정의현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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