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프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각을 세웠던 실리콘밸리 거물들을 만나 미니 ‘테크 서밋’을 연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관계 개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리코드 등 주요 외신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 알파벳(구글 모회사)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미국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 리더들이 오는 14일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다고 보도했다. 사프라 카츠 오라클 CEO, 척 로빈스 시스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지니 로메티 IBM CEO도 참석한다.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도 초대를 받았지만 아직 참석회신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실리콘밸리에서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한 페이팔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이사회 멤버 피터 틸과 트럼프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의 주선으로 진행됐다.
머스크와 베조스는 트럼프 당선 때문에 사업에 큰 영향을 받았고, 앞으로 미칠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에 참석 여부에 특히 관심이 집중된다.
실리콘밸리 업계에서는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에 소극적 입장을 보여온 트럼프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베조스의 경우, “트럼프를 우주선에 태워 보내야 한다”고 트위터에 언급하기도 했고, 그가 오너로 있는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와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는 “선거에서 이기면 아마존에 대한 세무조사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머스크, 베조스 뿐만 아니라 이날 참석 예정인 경영자 다수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팀쿡 CEO는 실리콘밸리의 힐러리 후원회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때문에 리코드에서는 “IT기업 경영자들이 트럼프의 초대를 거절하고 싶어도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서커스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보여주기식 ‘쇼’ 같으면서도 공중 곡예하듯 아슬아슬한 회담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날 회동에서 무슨 얘기가 오갈지다.
외신에서는 트럼프가 최근 미국의 주요 기업 경영자들을 만나면서 ‘미국내 일자리 창출’, ‘미국 리쇼어링(공장 회귀)시 세금 감면’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도 이 같은 얘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6일 트럼프를 만나 “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며 통큰 약속을 하고,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자랑한 것과 같이 이날 CEO들도 투자 또는 일자리 창출 약속을 할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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