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올 하반기(7월 1일~12월 9일) 1.9% 상승할 동안 의약품(-32.6%) 비금속광물(-18%) 전기가스업(-17.9%) 음식료품(-12.9%)은 크게 하락했다.
장동헌 행정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대선만 봐도 증시가 폭락했다가 금세 반등했다"며 "탄핵 가결로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그동안 고전하던 주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시각도 마찬가지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슈로더투신운용 전길수 대표는 "탄핵 소식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개별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만큼 상대적으로 소외된 주식이나 주식·채권, 국내·해외 주식과 같이 분산투자하는 게 유효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삼았던 제약·바이오주는 낙폭을 만회할 수 있는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반면 음식료 업종과 화장품 관련 주식은 제자리를 찾으며 향후 상대적인 수익률 강세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 과자업체인 오리온(-28.5%)과 크라운제과(-27.6%)는 각각 실적(영업이익 증가)과 재무 안정성(부채비율 감소)이 높아졌지만 하반기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통상 정권 교체기에 제품 가격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탄핵 가결로 인한 국정 공백기에 가격 인상 시도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시장에 퍼져 있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으로 정권 공백이 일찍 찾아왔고 업체들이 이익 회복을 이유로 내년도 음식료 제품 가격 인상 시도를 할 것"이라며 "2011년 이후 가격 인상이 없었던 라면이 제품 가격 인상과 관련해 가장 주목해야 할 품목"이라고 전했다.
화장품주는 지난 7월 8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주가가 대거 신저가로 추락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중국 매출 증가로 7월 7일 주가가 44만3000원을 찍었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일 30만7500원으로 무려 30.5%나 하락했다.
문제는 중국 매출이 적어 실제 영향이 없는 주식도 하락했다는 것이다. 한국콜마는 중국 매출 비중이 10%에 불과하지만 같은 기간(7월 7일~12월 2일) 41.5% 급락했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남미 시장으로 매출이 다변화하고 있는 한국콜마와 같은 주식은 향후 낙폭을 크게 만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탄핵 가결을 앞둔 지난 9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한국콜마는 모두 주가가 전날보다 상승했다. 특히 한국콜마는 5% 넘게 올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30%, 한국콜마는 3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최대 낙폭 업종인 의약품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에선 워낙 가격이 많이 하락해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한미사이언스는 무려 61.9% 하락했고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유한양행도 각각 30%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에 상장된 녹십자랩셀도 하반기 주가가 56.9% 급락했다.
A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탄핵으로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줄기세포와 같은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을 특혜성으로 보는 시각이 커져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탄핵 가결 직후 금융시장 분위기는 차분했다. 향후 주식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음을 방증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국가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5년물 기준)은 지난 9일 42.5bp로 8일(42.
[한예경 기자 / 문일호 기자 /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