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미르재단 등을 통해 거액을 뜯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사한 방식으로 세워진 다른 재단들에 대한 기부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좋은 취지로 선뜻 동참했던 사람들은 돈 내고 욕먹는 꼴이라며, 기부를 계속해야 할지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연속 기획 '위기의 한국경제', 오늘은 찬바람 부는 재단 기부에 대해 정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일자리 창출을 내건 청년희망펀드의 1호 기부자는 박 대통령이었습니다.
"월급 20%를 내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에, 기부금은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3개월 만에 365억 원이 모인 청년희망펀드는 그러나 올해 10월 최순실 사태가 터지고서는 430억 원대에서 정체 상태입니다.
당시 기부를 약속했던 은행원 4만 8천여 명도 기부를 계속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 인터뷰 : 은행원
- "기쁜 마음으로 기부했던 건데, 굳이 계속 이렇게 이체를 해야 하나 다들 그런 생각…."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최순실 연루 의혹이 불거지며, 조직위는 후원 기업과 주거래 은행을 못 구하고 있습니다.
다른 재단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명박 정부 때 출범한 미소금융재단은 좌초위기에 빠졌고, 은행권이 5천억 원을 내기로 약속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역시 목표액을 못 채우고 있습니다.
최순실 파문으로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재단마저도 존폐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