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소형 일반아파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아 눈길을 끈다. 소형 아파트는 실거주자들 위주 수요층이 탄탄하다 보니 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지탱하는 분위기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1·3 대책 후 전용면적 60㎡이하 서울 일반아파트는 3.3㎡당 가격이 오히려 미세하게 상승했다. 대책 발표 직후인 4일 기준 3.3㎡ 당 1615만원을 기록했는데, 25일에는 1622만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매매가 변동률 추이를 봐도 소형 아파트는 하락세에 접어들지 않은 상태다. 지난 10월 28일 당시 공급면적 66㎡ 미만 강남구 일반아파트는 전 주 대비 0.03%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한달 후인 25일 0.22%로 올랐다. 공급면적 66~82.5㎡ 아파트도 0.04%에서 0.15%로 상승폭이 커졌다. 강남구 강세 덕분에 강남3구 공급면적 82.5㎡ 이하 일반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1·3 대책 직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는 재건축 아파트들 약세 여파로 꾸준히 하락했다. 25일 서울아파트 매매값 변동률은 37주 만에 0%를 기록했다. 재건축을 제외하더라도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25일 기준 전주 대비 0.04% 상승에 그쳤다. 강남구의 경우 변동률이 -0.01%로 떨어졌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규제 발표 이후 분양시장 매력이 줄어들었다”며 “새 집 보다는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심리가 작동해 소형 아파트 실수요가 늘어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아파트 중에도 중·대형 규모 주택은 가격 변동율이 0%에 접근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기준 0.23% 상승률을 보였던 공급면적 132~148.5㎡ 강남구 아파트는 25일 변동률 0.01%를 기록했다. 82.5~99.0㎡ 중형 강남구 아파트도 0.11%에서 0%로 꺾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전용면적 60㎡ 이하 서울 일반아파트들은 11월 월간 변동률 0.6%를 보여 비교적 굳건히 가격을 수성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형 아파트 중 재건축 단지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11·3 대책 이후 전용면적 60㎡ 이하 서울 재건축아파트는 3.3㎡ 당 매매가격이 4278만원에서 4231만원으로 떨어졌다.
열기가 가라앉은 청약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일제히 개관한 서울 지역 견본주택 7곳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청약시장 분위기가 감지됐다. 서울 경희궁 롯데캐슬 견본주택에서 만난 오 씨(28)는 “한동안 서울 청약 경쟁률이 너무 높아 청약 시도를 안 했었는데, 이번에 59㎡로 넣어볼까 한다”며 “직장하고 가깝고, 높은 분양가도 이번 규제 이후 조금씩 조정되는 것 같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곳 분양대행사 관계자도 “소형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고 상담받은 고객들이 많았다”며 1순위 청약에서 무난한 마감이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다만 박원갑 전문위원은 “이제 비수기에 접어들고 있고, 시장 자체가 대내외적 이슈로 짓눌려 있으니 소형 아파트 가격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형
[김강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