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공직 인선 규모가 4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바뀌면서 이들 대부분의 교체가 유력시되는 점을 감안할 때 오는 1월20일 취임 전후로 미국정부 수뇌부가 대거 물갈이될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분석에 따르면 새 대통령 취임 후 교체될 수 있는 공직이 4115개에 달한다. 이들 직책 모두가 교체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권교체로 상당수가 교체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또 전통적으로 ‘작은 정부’를 지향해 온 공화당 성향에 비춰볼 때 이들 직책 중 일부는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4115개 직책 중 트럼프 당선자가 내년 1월 취임 이전에 직접 임명해야 하는 자리가 1579개다. 국무부 국방부 등 정부 부처 장관과 부장관,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 그리고 미군 수뇌부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직책이다. 이 중 1000여개 직책은 연방의회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상원 인준이 필요없는 자리는 백악관에서 대통령을 보좌할 비서직책으로 현 백악관 조직법상 525명에 달한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지 않는 직책은 연방정부 각 부처의 국장급 이상 680명이다. 또 정부의 정책 결정이나 고위직의 사무를 돕는 보좌관 또는 특보, 자문단 등이 1392명에 달한다. 이들은 비공식적으로 대통령 또는 각 부처 장관에게 조언하는 사람들이다.
일각에서는 공직 경험이 전무한 트럼프 당선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정부 인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는 외부에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는 등 주어진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기간 중 자신을 반대했던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 밋 롬니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 부처 인선과 관련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롬니 후보가 4년 전 대선 때 구성했던 정권인수팀 ‘롬니의 준비된 프로젝트’는 비록 그가 대선에서 패배하며 가동되지 못했지만, 역대 가장 훌륭한 인수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는 또 역대 미국 정부의 정권 이양을 분석해 온 ‘공직을 위한 파트너십’이라는 자문그룹과 산하 정권인수센터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정권인수위는 또 과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으며 당시 정권인수팀에서 활동했
NYT는 그러나 트럼프가 자신에게 인사와 관련해 ‘쓴소리’를 하는 인물을 멀리하거나 모든 인선을 직접 챙김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편향된 인사를 경계했다. 또 인수위에 트럼프의 가족과 로비스트들이 대거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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