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내 상황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국경제는 대내외적으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내년은 더 암울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0일 '불확실성 높은 트럼프 시대의 세계경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 앞으로 미국과 글로벌 금융시장은 경제정책 방향에 관한 트럼프의 발언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공약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재협상 또는 폐기 가능성을 언급했던 상황이어서 한미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환율조작국 제재와 같은 공약을 현실화하고 향후 대북리스크와 관련하여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까지 겹쳐질 것으로 보여 트럼프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은 더욱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위기에 ‘최순실 게이트’로 국무총리가 경질되는 등 심각한 국정공백 속에서 정부의 대외 리스크에 대한 정밀한 대응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더불어, 현 경제성장의 대부분이 정부의 추경 등 재정 정책과 부동산 호황에 따른 건설투자 증가에 의존해 이뤄졌다는 점 등이 앞으로의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 특히, 정부가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내놓은 정책들이 우리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건설 경기를 제약할 수 있다.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민간 소비쪽에서 '소비절벽'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부동산 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내년 시장개방 압력이 커지면서 시장의 악재가 늘어난 양상이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11.3 대책과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할 때 리스크와 불확실성에 대비해 투자 템포를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에 이은 분양시장 규제 여파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1.3 대책 이후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없는 오피스텔과 상가 등의 수익형 부동산으로 쏠림현상과 더불어 브렉시트 이후 유럽 외 지역 안전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대체투자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하강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빌딩박사 정인PMC 전영권 대표는 “높은 금리로 유지비용이 비쌀 때 어쩔 수 없는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은 저금리 상황이라 매도자도 쉽사리 매물을 내놓지는 않고 당분간 관망세로 갈 여지가 높은 상황이다.”라고 하며, “하지만 금리가 높아지면 관망세의 급매물이 쏟아져 하방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며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였다.
정인부동산중개법인 관계자는 "꾸준한 월세 수익을 얻고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는 매수 관망세를 키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중소형 빌딩 거래 시장은 지난 7월에 정점을 찍은 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인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