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가 막을 내린 가운데 러브라인이나 임꺽정, 외지부 등 아직 회수되지 못한 ‘떡밥’들이 많아 시청자들에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 마지막 회에서는 옹주로 복권된 옥녀(진세연 분)와 모든 걸 잃고 자살하는 정난정(박주미 분)과 윤원형(정준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옥녀는 윤태원(고수 분), 명종(서하준 분)과 함께 소윤 세력을 척결했고, 정난정과 윤원형을 추포하기 위해 사병을 동원했지만 그들은 이미 도망간 후였다. 민동주(김윤경 분)는 자신의 신변 보호와 윤원형의 은신처를 거래하자고 제안했고, 민동주의 배신으로 정난정과 윤원형은 마침내 추포돼 고문을 겪었다.
이들은 유배를 떠나게 됐고, 유배지에서 미쳐버린 정난정은 숨겨둔 독약을 마시고 자살했다. 뒤늦게 이를 본 윤원형도 남아있는 독을 마시고 자살했고, 이 소식을 들은 옥녀와 성지헌(최태준 분), 윤태원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옥녀는 옹주로 복권, 명종과 남매의 우애를 쌓았다. 옥녀는 궁에 입궐하지 않고 궐 밖에서 다양한 선행을 실천했다. 전옥서의 적극 지원을 약속했고, 윤태원과 외지부로 활동하면서 조선의 희망찬 미래를 꿈꿨다.
‘옥중화’는 51부작의 긴 마라톤을 끝내면서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끝모를 악행을 저질렀던 윤원형과 정난정은 외딴 유배지에서 독약을 마시고 파멸했고, 그들을 따르던 소윤 세력도 모두 척결됐다. 옥녀는 옹주가 됐고, 옥녀를 따르던 상단과 측근들은 모두 안정되고 행복한 일상을 살게 됐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있었다. 51부작의 긴 회차에도 불구, 아직 채 회수하지 못한 채 남겨진 ‘떡밥’들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일단 러브라인이다. 물론 극중 옥녀와 윤태원의 러브라인이 그려지긴 했지만 신분 차이와 원수 집안이란 모진 인연 때문에 두 사람은 어긋나기 일쑤였다. 옥녀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과 각종 궁궐 세력의 권력 다툼이 중점적으로 그려지면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로 덩그마니 남게 됐다.
고수의 활용도도 아쉽기 그지없었다. 옥녀와의 러브라인이 늘 ‘산으로’ 가는 바람에, 고수가 맡은 윤태원의 분량은 점차 작아졌다. 거기에 뜬금없는 명종의 ‘옥녀 사랑’이 등장하면서 더욱 윤태원은 활약할 무대가 적어졌다. 옥녀와 원수 집안이고, 악행을 일삼는 아버지를 두었다는 ‘애달픈 운명’을 가진 윤태원의 이면을 더욱 많이 끌어냈다면 스토리도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인물 소개란에는 있지만 등장하지 못했던 임꺽정, 황진이, 대장금도 아쉬웠다. 애초 ‘옥중화’의 홈페이지에는 임꺽정, 황진이, 대장금이 등장한다고 나와 있었고, 이들의 정체를 ‘추후에 공개한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임꺽정, 황진이, 대장금은 나오지 못했다. 아무리 특별출연이었다 해도, 애초에 나온다고 했던 인물들이 등장도 못한 채 사라져버린 것은 계획된 대로 스토리가 전개되지 못했다는 증거다. 늘 비슷한 지점에서 돌고 돌았던 옥녀의 이야기가 아쉬웠던 대목이기도 하다.
거기에 외지부라는 소재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옥중화’는 조선시대의 변호사 역할을 했던 외지부라는 신선한 소재를 앞세웠던 드라마다. 옥녀가 외지부로 활약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많이 담길 것이라고 기대됐던 것과 달리, 옥녀가 외지부로서 활약한 모습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조선판 법정극’을 그릴 수 있었던 소재가 그저 ‘장식’처럼 여겨져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소실됐다.
50부작 이상의 드라마들은 대부분 1막, 2막, 3막과 같은 암묵적인 ‘플롯 쪼개기’가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