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8곳의 상장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합병에 성공했다. 합병에 성공한 스팩은 지난 2013년 4곳에서 3년새 네배 넘게 늘어나며 사상 최대 건수다. 이렇다보니 최근 상장하려는 스팩에 돈이 몰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소액 투자자들을 모아 3년내 우량기업과의 인수·합병(M&A)를 목적으로 스팩을 상장한다.
지난달 31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일반 청약이 완료된 IBKS 지엠비 스팩(공모 규모 100억원)은 청약 경쟁률이 17.5대 1에 달했다. 지난 3월 이후 최고 경쟁률이다. 이를 포함해 올해 전체 상장 스팩의 공모 규모는 1263억원으로 평균 청약 경쟁률은 5.46대 1을 기록 중이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3년내 우량기업과의 인수합병이 성공할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는데다 실패하더라도 일정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최근 스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연내 5·6호 스팩 공모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팩은 일반 IPO와 달리 공모가의 결정 과정이 없어 공모가 부풀리기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3년내 비상장기업과 합병이 결정되면 주가가 급등해 투자 수익이 높아진다. IBK 2호 스팩은 지엘팜텍과 합병해 지난 9월 매매가 시작됐고 IBK 4호 스팩도 방산업체인 솔트웍스와 합병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밸런스제1호스팩은 지난달 25일 모바일 게임업체 넵튠과 합병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넵튠은 오는 12월 코스닥에 상장된다.
이처럼 ‘짝짓기’에 성공해 합병 결의를 한 스팩 숫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4곳에서 지난해 12곳, 올해 10월까지 18곳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 중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년 상장된 스팩들은 연내 합병을 위해 전력하고 있는데다 일부 비상장 기업들이 IPO 시장에 시큰둥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스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스팩은 원금을 보장하는 몇 안되는 금융 투자 수단이다. 거래소 스팩 정관에 따르면 스팩이 원래 목적대로 3년내 기업과 합병하지 못해 해산할 때 증권금융회사나 신탁업자에 예치한 자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자와 배당금까지 포함된다.
다만 아직까지 합병 후 주가가 꾸준히 오른 사례가 적다는 것은 스팩의 걸림돌이다. 올 하반기 합병에 성공한 9개 기업 중 8곳이 오히려 주가가 빠졌다.
■ 용어설명
▷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 증권사가 기업 인
[문일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