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청약을 할 서울 일대 견본주택을 찾는다는 직장인 이 모씨(30)의 말이다. A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견본주택조차 와보지 않고 전화를 걸어와 '청약가점이 몇 점이면 당첨되겠느냐' 혹은 '어느 타입에 접수하면 당첨 승산이 있겠느냐'고 묻는 사람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유례없는 분양시장 호황세 속에 '푼돈'들이 서울 비강남권 정비사업장(재건축·재개발·뉴타운 등) 곳곳에 찾아들고 있다. 평범한 회사원을 뜻하는 이른바 '넥타이 부대'와 가정주부, 대학생 등에 이르기까지 청약통장을 들고 시장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주택시장은 매매·분양가격이 억대를 오가기 때문에 최소 종잣돈을 1억원으로 잡아야 뛰어들 수 있는 곳으로 통한다. 하지만 비강남권 청약시장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00만~5000만원 남짓으로도 뛰어들 수 있다. 반면 업계에 따르면 비강남 재개발·뉴타운 분양권 웃돈은 3000만원 이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 반면 비강남권 재개발·뉴타운 등은 가격 선이 그보다 낮아 비교적 적은 돈을 들여 분양권 전매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며 "수도권 정비사업장은 민간 택지이기 때문에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역시 6개월로 짧아 투기 수요가 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대출심사 강화 추세 속에 '중도금 대출이자 4%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조합과 건설사들은 '흥행'을 노리고 중도금 무이자 혹은 이자 후불제를 내걸기도 한다.
이날 2년 만에 개장한 신길뉴타운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신길뉴타운 아이파크는 예상보다 높은, 평균 청약경쟁률 52.4대1을 기록했다. 특히 59㎡A형은 50가구 모집에 7550명이 몰려 151대1에 달했다. 3.3㎡당 분양가는 평균 1771만원으로 인근 단지보다도 100만원 이상 싸서 30·40대 실수요자는 물론 적은 계약금으로 '청약 로또'를 노리는 투기세력도 몰린 것으로 보인다. 안산에서도 최고 청약경쟁률 기록을 경신했다. 안산 초지역 메이저타운푸르지오 평균 청약경쟁률은 에코단지가 17.5대1, 파크단지 23.8대1, 메트로단지 17.8대1에 달했다. 기존 최고 청약경쟁률은 '그랑시티자이'의 9.27대1이었다.
2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9월 기준으로 지난해 서울 청약 1순위 가입자는 250만9585명으로 1년 전(167만1592명)보다 1.5배가량 늘었고 올 들어 지난해보다 13%가량 더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재개발·뉴타운 단지들의 평균 경쟁률은 2014년 2.2대1에서 지난해
[박인혜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