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고영태의 빌로밀로 가방생산공장이 위치했던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빌딩입구. [사진=박재영 기자] |
고씨는 최씨의 최 측근이지만 최근 언론에 “회장님이 (대통령)연설문 고치는 것을 좋아했다”며 최씨의 국정개입 사실을 흘렸다. 고씨는 사업 운영중 사무실 월세를 못낼 정도로 쪼들렸고 최근 최씨의 재정적 지원이 끊어지자 최씨와 갈라섰다는 관측도 주변에서 흘려나온다.
26일 매일경제가 한 신용분석 기관으로부터 입수한 ‘빌로밀로 고영태(이하 빌로밀로)’의 회사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해 지난 9월 3일 폐업했다. 이 업체가 생산한 가방은 다수 연예인이 방송에서 착용해 이목을 끌었고, 지난 2012년에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들고나와 이른바 ‘박근혜 가방’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 보고서에는 빌로밀로의 사업자등록번호가 나와 있다. 이 번호를 국세청을 통해 조회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2014년 8월 25일 폐업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이 회사 홈페이지(www.villomillo.com)는 폐쇄돼 있고, 빌로밀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도 지난 2013년 2월 18일 이후로는 활동이 없는 상태다. 빌로밀로가 폐업 직전까지 영업했던 강남구 청담동 일대 사무실은 현재 이미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아울러 또다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가방생산공장 역시 굳게 셔터가 내려져 있는 상황이다. 해당 건물주 측은 “월세가 50만원이었는데 2~3달치를 밀리다가 나갈 때 겨우 갚고 나갔다”며 “가방 기술자도 달랑 1명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인 고씨는 지난 2009년 ‘빌로밀로’라는 자체 가방 브랜드를 내놨고, 2010년에는 이른바 ‘김남주 가방’으로 인지도를 올렸다. 2012년에는 이른 바 박근혜 대통령의 가방까지 디자인했다. 신생 회사였던 빌로밀로의 가방을 대통령이 나서 ‘홍보’ 해준 배경에는 최씨의 ‘입김’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집권 초반 외부 활동에 나설 때마다 창조경제를 이야기하면서 빌로밀로 가방을 가지고 나왔다.
이런 도움으로 인해 빌로밀로는 2013년까지 경영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2013년까지는 직원이 15명 정도를 갖춘 중소기업이었다. 빌로밀로가 취업정보사이트 등에 올린 구인정보를 보면, 4대보험(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건강보험) 등 복리후생 제도까지 갖춰 정상적인 회사였다.
하지만 2013년 8월 이후부터는 경영 상황이 조금씩 악화되기 시작했다. 매일경제가 입수한 보고서를 보면, 빌로밀로가 2013년 8월을 전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시작했고, 그 이후부터 신용도가 부실등급으로 추락했다. 대출기관이 ‘제2금융권’으로 나타나고 있어 저축은행이나 고금리 사금융기관의 돈을 빌려썼다는 얘기다.
평소 최씨와 지인관계였던 고씨가 최씨 소유 유령회사인 더블루K에 합류한 것도 이 시기를 전후한다. 그러나 주변인들에 따르면 올 들어 최씨와 고씨의 관계가 급격히 소원해 지기 시작했다. 더블루K의 법적 대표이사인 최모(56)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씨에게 고영태를 조심하라 조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고씨가 최씨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최씨가 적극적이지
[서태욱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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