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제물을 바치려’···소·돼지 98마리 사체 한강에 무단투기

‘천지신명께 제물을 바친다’며 소와 돼지 등 동물 사체 13t을 1년 가까이 한강 식수원에 버린 전직 종교인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은 30일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모(5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6차례 절단된 동물 사체 13t 가량을 한강에 몰래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버린 동물은 돼지 78마리, 소 20두 등 총 98마리로, 가격만 약 2억원에 달했다.
한 종교의 성직자였던 이씨는 교단을 떠난 뒤 교세 확장을 위해 하늘에 자기 뜻을 전하는 방법을 알아보다 과거 조상들이 제를 올리며 동물을 바쳤다는 점을 알게 돼 직접 실행에 옮겼다.
이씨는 주로 사람이 안 다니는 늦은 밤 경기도 하남시 미사대교 부분에 돼지는 4등분, 소는 6등분해 버렸다. 미사대교 인근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좋은 기운이 흐른다고 여겨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한강에 동물 사체가 둥둥 떠다닌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수사에 나섰고, 이씨는 지난달 17일 붙잡혔다.
검찰은 이씨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공범 2명을 추가 조사한 뒤 다음 달 초께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검찰은 “수도권 주민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불법 투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특별사법경찰 등과의 협조를 통해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