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를 맞아 증권사들의 엇갈린 이자율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원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매일경제신문이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를 통해 33개 국내 증권사의 '고객예탁금 이용료율'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비교분석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5개 증권사가 올해 들어 예탁금 이자율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금 이자율 인하는 지난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사상 최저인 1.25%로 낮춘 이후 집중됐다. 삼성증권이 지난 8월 29일 이자율을 0.75%에서 0.5%로 낮추는 등 12개 증권사가 하반기 이후 예탁금 이자율을 낮췄다.
반면 신용융자 이자율은 올해 33개 증권사 가운데 8개 증권사만 낮추는 데 그쳤다. 나머지 25개 증권사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신용융자 이자율을 전혀 조정하지 않았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할 때 종목별로 보유 현금을 40~80%만 사용하고 나머지 매수자금은 신용대출 형태로 증권사로부터 단기간 빌려쓰는 것을 말한다.
특히 NH투자증권 현대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SK증권 KTB투자증권 유화증권 등 7개 증권사는 고객이 맡긴 돈에 대해 주는 이자율은 내린 반면 고객이 빌려간 돈에 대해 받는 이자율은 내리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예탁금 이자율은 잔액 50만원 이상 기준 0.3%에서 0.1%, 잔액 50만원 미만 기준 0.65%에서 0.4%로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0.2~0.25%포인트 인하했다. 반면 신용융자 이자율은 사용기간이 7일 이내인 특정 구간에 한해서만 7.4%에서 4.9%로 인하했을 뿐 사용기간 7일 이상은 조정하지 않았다.
온라인 개인 고객이 가장 많은 키움증권의 경우 예탁금 이자율은 0.8%에서 0.55%(잔액 50만원 이상 기준), 신용융자 이자율은 12%에서 11.75%(이용일 15일 미만 기준)로
증권사들의 제멋대로식 이자율 정책은 지난달 국정감사 기간 국회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