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한반도에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우리 집이 안전하게 지어졌는지, 한 번쯤 걱정해보셨을 텐데요.
KS 인증이 취소된 중국 회사의 철근 수천 톤이 버젓이 KS 마크를 달고 수입된 현장을 MBN이 단독으로 포착했습니다.
이성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물류 창고에 중국에서 수입된 철근이 사람 키보다 높게 쌓여 있습니다.
2천6백 톤 규모로 99㎡ 아파트를 260채 이상 지을 수 있는 물량입니다.
서류를 보니 KS, 즉 한국공업규격 인증 마크가 달린 제품.
하지만, 이상한 점은 1년 전 이 회사 철근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돼 KS 인증이 취소됐다는 사실입니다.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mods@mbn.co.kr ]
- "철근은 외부에서 힘이 가해졌을 때 이렇게 바로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버틸 대로 버티며 어느 정도 늘어나느냐가 안전의 척도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중국회사의 철근은 기준치보다 쉽게 끊어져 인증이 취소된 겁니다.
▶ 인터뷰 : 김종락 / 숭실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큰 지진이나 충격이 오게 되면 끊어지는 부분이 먼저 생기니까 다른 철근이 다 힘을 받아야 되는데 감당을 못하게 돼서 빨리 붕괴되는…."
이 업체는 KS 인증이 취소되면 1년간 재인증을 받을 수 없다는 규정을 피해 중국 내 다른 업체의 철강 사업을 인수해 KS 인증까지 넘겨받는 '꼼수'를 사용했습니다.
▶ 인터뷰 : 이찬열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저가의 중국산 철강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입된 분량 5천여 톤 가운데 약 2천 톤은 이미 시중에 풀렸습니다.
안전 문제가 제기됐지만,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를 비롯해 정부는 이 물량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서철민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