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가 지방에 주는 돈을 지금과 같은 체제로 ‘칸막이’ 치기 시작한 것은 1969년부터다. 지방교육청에 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국세 일정 비율로 주기 시작한 게 1968년이고 같은 제도를 다음해에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지방교부세’에도 적용했다.
약 50년 전에 이같은 제도가 만들어진 데는 나름대로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다. 박정희 정부가 산업화를 막 시작하던 당시에는 아이는 많이 낳으면서도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이 대부분이어서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지방교육재정을 확충해 국민학교 의무교육을 하는 게 시급했다. 그래서 나라에 들어오는 세금의 일정 부분을 ‘칸막이’ 쳐서 교육 부분에 몰아주자는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켰다.
50년된 낡은 제도는 2000년대 시작된 저출산으로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최근 5년새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5년동안 학생수가 연평균 3.2% 줄어드는 중에도 내국세 일정부분을 떼주는 제도 때문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연평균 5.9%나 증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 재정은 고령화로 급증한 복지 수요를 감당 못해서 파탄나는 상황인 반면 지방교육 재정은 학생수 감소로 인한 비효율이 방치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전체적인 지방 재정의 비효율성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 재정 효율화를 위해서는 실제 수요를 고려해서 분야별로 예산을 짜야 한다”며 “칸막이식 구분을 없애고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을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을 바꿔야하기 때문에 정부는 막상 힘을 쓸 수가 없고, 국회는 지역주의에 휩싸인 의원들 때문에 바꿀 의지가 없다. 당장 중앙정부가 지자체와 교육청에 돈 더 보내라는 법안만 내놓을 뿐 전체적인 국가 시스템을 고치겠다는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다. 국가 시스템의 근본 개혁이 불가능한 ‘B급 국가 바이러스’에 걸린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오일쇼크로 경제 전반이 흔들린 1973년부터 1982년까지 정부는 이른바 ‘8·3조치’를 통해 지방에 내국세 일정 비율을 떼주는 제도를 유보하고 다른 예산처럼 예산편성 과정을 통해 돈을 내려보낸 적이 있다”며 “지금의 지방 재정 시스템이 ‘지고지순의 절대 가치’가 아닌 만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머리를 맞대야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4년말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일반 지자체의 교육재정에 대한 편성권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일반 지자
[특별취재팀 = 조시영 차장 / 이상덕 기자 / 전정홍 기자 / 이승윤 기자 / 정의현 기자 / 나현준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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