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와 삼성전자, 북핵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2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진 것은 26거래일 만이다.
코스피는 12일 전 거래일 대비 46.39포인트(2.28%) 떨어진 1991.48에 마감했다. 지난 9일 1%포인트 넘게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급락하면서 2거래일째 내림세였다.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코스피 200 변동성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82% 높아졌다.
증시는 이날 시작과 동시에 2000선을 위협하면서 떨어졌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가 주요 정책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3월 종료 예정인 양적완화에 대한 연장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탓이다. 최근 증시를 이끌어온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특히 ECB의 결정이 이달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 금융정책회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긴장감이 배가 됐다. 두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등을 현실화하면 그동안 신흥국 증시를 이끌어 온 유동성 랠리가 끝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긴 연휴를 앞두고 북한 핵실험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이슈가 연달아 확대된 점도 부담이었다.
북한은 지난 9일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지정학적 불안을 높였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이슈가 재점화되면서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중국 소비 종목들의 주가에 제동이 걸려 증시 전반에 침체됐다. 특히 호텔신라, CJ E&M, 아모레퍼시픽 등은 하락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는 경기민감주와 중국소비주가 엇갈린 등락을 보이면서 상승해왔다”며 “삼성전자의 불확실성과 사드 이슈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시장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2181억원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870억원, 1368억원씩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234억원 매도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7.03%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은 3.24%, 철강·금속은 2.81%, 건설업은 2.75%씩 하락했다. 운수창고와 증권도 1.93%, 1.92%씩 내렸다. 은행만 2.09% 상승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에선 ‘갤럭시노트7’ 이슈로 인해 삼성전자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는 이날 11만원(6.98%)이 떨어지면서 146만5000원에서 마감했다. 지난 주말 주요국에서 사용 중단 권고가 잇따르면서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금융투자업계 전망이 등장했다. 삼성SDI, 삼성전기 등 관련 종목들도 동반 하락했다.
그외 시가총액 종목 중에선 SK하이닉스가 5.01%, 삼성물산이 3.08%씩 내렸다. POSC
유가증권시장에서는 635개 종목이 하락했다. 반면 ‘반기문 테마주’인 고려포리머 등 4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총 189개 종목이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08포인트(1.82%) 떨어진 652.91을 기록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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