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화생명은 이날 오전 “우리은행 지분 인수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확정된바는 없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또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는 시점인 22일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위한 투자의향서(LOI) 제출 기한인 23일 하루전인 22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 지분 투자 추진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투자의향서 제출 정도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한화생명이 본입찰 참여는 물론 향후 지분 인수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 뿐 아니라 업계 3위인 교보생명 역시 지분 인수 참여를 검토중이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은 공시 의무는 없어 한화생명처럼 인수 참여 검토를 공식화 하지 않았지만 내부 고위 임원들에 따르면 참여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고 추석 연휴 전후로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4년에도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포기한 바 있다.
국내사들에 이어 중국 안방보험의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 업계 핵심 관계자는 “경영권 전체 인수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강한 의욕을 나타내왔고 이번 과점주주 매각에 대해서는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안방보험이 참여쪽으로 기울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안방보험 이외에도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는 해외 보험사들의 참여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우리은행 지분매각은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1%중 30% 정도를 여러명의 주주에게 4~8%씩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전체 경영권을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라 흥행에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계속됐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 결산 배당시 시가배당률이 2.7%로 1%대인 시중 예금금리를 훨씬 웃돌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연구원들이 추정한 우리은행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5.8배로 경쟁사인 신한지주(8배), KB금융(7.9배)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만큼 시장에서 저평가 된 상황이라 민영화가 된 이후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45.2% 증가한 당기순이익(7503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개선 기대 또한 높은 상황이다.
우리은행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점이다. 8월말 기준 국내 금융사로는 최다인 216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추가적인 인수·합병으로 연말까지 40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국내 우리은행 지점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보험 상품 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은행 지분 4% 인수 이후 추가적인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예보가 가지고 있는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거나 다른 과점 주주들의 지분 매입 또는 그들과의 연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이번달 23일 투자의향서를 받는 우리은행 매각은 11월께 본입찰을 하고 12월에 대금 납부 등을 통해 매각이 완료될 전망이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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