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추미애 신임 당대표가 당원들에게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
더민주 신임 지도부가 출범한 뒤 가장 먼저 여야가 부딪칠 것으로 예상되는 현안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다.
27일 치러진 더민주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추 신임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하겠다”며 “한반도에서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대표 시절 취했던 ‘전략적 모호성’ 기조를 바꿔 사드 배치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여당은 곧바로 공격에 나섰다. 28일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 대표가)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절대로 안될 일”이라면서 “사드 배치 말고 북한 핵미사일에 대해 당장 우리가 어떤 대비책이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오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정부 원안 통과를 주장하는 새누리당에 대해 야당은 “호락호락 통과시켜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추경소위에서 더민주에서는 김현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까지 참석해 현미경 심사에 들어갔다.
서별관회의 청문회에서도 일단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현 정책조정수석)이 증인 명단에서 빠졌지만 야당은 공세를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
장관 인사청문회 역시 여야가 충돌할 수 있는 전장이다. 야당은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증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선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각각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여야간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1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도 여야는 대치할 공산이 크다. 다음달 20~23일에는 대정부질문이 실시되고 9월26일~10월 15일에는 국정감사가 이뤄진다. 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인 만큼 여야는 전기료 누진제나 구조조정 등 현안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공방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논란이 큰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 문제에서도 연장을 주장하는 강경 기조의 더민주와 활동 종료를 주장하는 여당 사이에 갈등의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더민주 전당대회 결과와 관련해 공식 언급을 자제하는 가운데 추 신임 대표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내에선 추 대표가 선명성을 앞세워 대여·대정부 강경 노선을 견지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각종 민생경제 법안 처리가 오히려 19대 국회때보다 더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한 참모는 이날 사드 문제와 관련해 “추 대표 언급에도 불구하고 더민주가 아직 당론 수렴 과정을 거친 것은 아니니 좀더 두고 볼 일 아니겠느냐”면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제 1야당이 대안도 없이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다면 큰 오류를 범하는 일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향후 대야 관계와 관련해 그는 “여소야대라는 현실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일단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은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남기현 기자 / 우제윤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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