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들의 행사날 날씨도 못 맞출 정도로 날씨 맞추기가 어렵다는 얘기도 되고, 기상청이 그만큼 날씨를 못 맞춘다는 비아냥도 섞여 있죠.
그래도 올해는 유난히 더 기상청이 날씨를 못 맞췄죠?
지난달 장맛비 예보는 15일 중 겨우 6일만 맞았습니다.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인데, 이걸 절반도 못 맞춘거죠? 또 이달엔 서울의 최고 기온이 33도 아래로 내려가는 폭염 종료일을 무려 5차례나 연기했습니다.
가뜩이나 더운데, 국민들을 희망고문이라도 하듯 말이죠.
기상청의 말을 들어볼까요?
김현경 / 기상청 기후예측과장 (오늘)
-"이런 현상은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기후 예측 모델들도 이 현상에 대해서는 일단 예측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날씨가 이례적인 건 이미 오래 전부터의 일이고, 그래서 예보는 더 중요해진거죠.
기상청의 예보시스템은 관측소에서 날씨를 관측하고, 수퍼컴퓨터가 통계를 내면 기상분석관이 분석한 뒤 예보관이 예보를 합니다. 이 중 수퍼컴퓨터의 역할은 40%에 불과하기 때문에, 나머진 사람의 능력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기상예보관은 일정기간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전문성을 기를 수 있도록, 기본 4년에서 길게는 7년까지 한 곳에서 근무를 하죠.
하지만, 기상 예보를 잘 한다고 해서 퇴직 후 딱히 그 실력을 발휘할 곳도 없죠. 그래서 이들은 야간대학을 다니며 퇴직 후의 진로를 준비합니다. 당연히 직무에 소홀할 수 밖에 없겠죠.
이렇게 된 이유는 뭘까요?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변희룡 명예교수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상 예보와 특보는 기상청만 독점하게 법으로 돼 있다'면서, '마치 북한을 공산당이 독점하는 것처럼 돼 오보가 나도 아무도 말을 못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기상법 17조를 보면 '기상 예보와 특보는 기상청장만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죠.
기상청이 잘 하건, 못 하건 언론 이외엔 그 누구도 말할 수 없는 겁니다. 그 이유는 국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기상 예보와 특보에 관한 법이 따로 없고, 예보기술사 자격증이 있으면 누구나 예보와 특보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민간 사업자들간에 경쟁이 생겼죠.
미국의 웨더채널은 직원이 800여 명으로 24시간 날씨에 관한 뉴스와 다큐멘터리, 예보를 하고, 이는 미국 국가 기상청 날씨정보 보다 더 신뢰도가 높습니다.
우리도 있긴 합니다. 1997년 민간 예보 사업제도 도입과 함께 민간 기상 업체로 설립된 케이웨더가 그것이죠. 하지만 이곳의 역할은 일부 방송을 통해 기상 예보만 할 수 있을 뿐,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 특보는 제공할 수 없습니다.
할 수 없게 해놓고, 경쟁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안 맞는 기상청만 바라보게 한 건 누구인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법에 문제가 있다면 법을 바꿔야 할 것이고, 사람이 문제가 있다면 사람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