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자재 담합' 440억 챙긴 원심력콘크리트 협동조합 임원 기소
↑ 서울중앙지검 제공=연합뉴스 |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에 들어갈 건설자재 흄관 구매 입찰에서 담합해 수백억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조합임원 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이준식 부장검사)는 흄관 구매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한국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전무이사 강모(62)씨, 흄관 담당이사 이모(5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조합은 PHC 파일과 콘크리트 전주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모임입니다. 검찰은 조합 회원사인 흄관 생산업체 대표 3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2011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147차례에 걸쳐 조달청이 '다수공급자계약(MAS) 2단계 경쟁방식'으로 발주한 흄관 구매 입찰을 방해하고 총 440억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다수공급자계약은 조달청이 다수 기업과 단가계약을 맺으면 공공기관이 별도의 계약체결 없이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제도입니다. 2단계 경쟁은 수요기관이 일정 금액의 물품을 구매할 때 5개사 이상 제안을 요청, 납품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들은 정부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흄관을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하고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방식으로 입찰을 시행함에 따라 수요기관의 제안 요청을 받은 업체만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2011년부터 LH공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이 방식을 통한 흄관 구매 수요가 늘자 제안 요청을 받은 업체끼리 사전에 모여 납품예정업체, 들러리 업체, 제안가격 등을 정했습니다.
이때 결정된 내용으로 제안서를 제출해 응찰하거나, 아예 제안서 제출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미리 정한 특정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되게 했습니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경우라면 예정가격의 90% 수준에서 형성되어야 할 낙찰률은 평균 97%대의 고율로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밖에도 2012년 4월부터는 강씨 등 조합임원들 주관하에 수도권 소재 11개 흄관 생산업체 소속 실무책임자 등이 정기적으로 모여 흄관 단가 인상 및 유지, 토요 휴무제 시행을 통한 흄관 생산량 조절 등을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검찰은 조합 내 PHC 파일 생산업체들이 공공기관 발주공사의 구매 입찰 과정에서 '들러리 입찰' 등의 방법으로 담합해 6천500억원대의 이득을 본 혐의(입찰방해)로 강씨 등 업체 관계자 23명(6명은 구속)을 재판에 넘긴 바
조합 측에서 각각 수천만원대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한국전력 전 물가조사과장 등 2명도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공공조달시장에서 공정한 거래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조달청, 공정위 등과 상시 협업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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