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예산과 서별관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대치 국면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청문회 증인채택을 두고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꼬인 정국을 풀어야 할 해당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가 해외에 머무르고 있어 협상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일부 의원들은 추경 질의 과정에서 지역구 챙기기에 나서는 구태까지 보이면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8월 임시국회가 시작부터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조선·해운업 부실화 책임 규명을 위한 청문회(서별관청문회)’ 증인채택 문제로 파행됐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기재위 전체회의도 여야 간사 간 합의 불발로 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여야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22일 추경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됐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조선·해운업 부실이) 전직 부총리와 경제수석 때 발생한 문제인데도 새누리당이 현직 인사 이외엔 전혀 증인채택에 동의 못 한다고 한다”며 “책임져야 할 사람은 부르지도 못하고, 현직 인사들은 ‘제가 한 일이 아닙니다’라고 할 청문회를 왜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청문회를 정상 진행하지 않으면 우리도 추경안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별관 청문회가 열리는 상임위의 여야 간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꼬인 정국을 풀어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정무위원장과 새누리당 정무위 간사 모두 해외출장 중이라 야당 입장에선 카운터파트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무위원장인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유럽 금융시장 동향을 파악한다는 목적으로 동유럽 국가들을 방문 중이다. 정무위 새누리당 간사인 유의동 의원도 영국 경제상황을 살펴본다며 출장길에 올랐다.
특히 여야 협상의 최전선에 나서야할 유 의원은 서별관 청문회 일정이 확정된 이후인 지난 14일 출국길에 올라 21일 귀국할 예정이다. 정무위의 서별관 청문회 개최일은 오는 24일이라, 17일까지 출석 증인을 확정해야 한다. 새누리당에선 김성원 의원을 간사 직무대행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초선의원이라 협상력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야당이 청문회 증인으로 요구하고 있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아예 소재 파악 조차 안되고 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부르려면 일주일 전에 해당 인사에게 출석요구서를 전달해야 하는데 홍 회장의 경우 출석 요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정부·여당이 홍 회장의 소재를 정말 모르는 건지 의심스럽다”는 말이 나온다.
추경을 다루는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지역구를 챙기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철규 새누리당 의원(강원 동해·삼척)도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지역구 현안 중 하나인 폐광 산업을 언급하며 “바쁘시겠지만 (총리가) 폐광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전남 여수갑)은 인천 송도·대구의 교육국제화 특구를 언급하며 “인천과 대구는 개교 예정인데 여수는 지정만 돼있고 아무런 사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했다.
‘할 말만 하고 자리를 뜨는’ 구태도 반복됐다. 김현미 예결위원장이 16일 예결위 산회를 선언했을 때 자리를 지킨 의원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8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지만 추경이 결국 이달 중 통과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야당이 표면적으로는 추경과 청문회를 연계해 대처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추경 통과를 미룰 경우 경제 발
[오수현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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