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표시를 꼭 확인한다
1회 제공량당 함량을 확인하고, 총 당 함량도 체크한다
▶요리할 때는 설탕, 꿀, 물엿 사용을 줄인다
영양성분표시를 살펴 함유량이 높은 올리고당을 사용한다
▶당이 첨가된 음료는 가급적 삼간다
갈증이 날때는 물, 커피에는 설탕과 시럽을 넣지 않는다
▶과일주스 대신 생과일을 먹는다
과일속 식이섬유소가 함유된 당의 흡수를 지연시켜준다
▶식당 계산대 앞 자판기커피나 사탕을 먹지 않는다
무심코 습관적으로 먹게 되는 당류를 의식적으로 제한하라
“아이스 아메리카노엔 역시 시럽이지”
30대 회사원 김달콤 씨는 매일아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출근한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블랙으로 마시지만, 아이스아메리카노에는 꼭 시럽을 추가한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요즘 인기인 대용량 과일쥬스 프랜차이즈를 찾는다. 작은 사이즈에 시럽을 반만 넣어달라고 주문한다. 무더위에 지친 오후 미팅에서는 커피 대신 달콤한 팥빙수나 아이스크림을 시키는 경우가 늘었다. 퇴근후 집에서 저녁을 먹고 나면 복숭아나 참외, 수박 등 요즘 한창 맛있는 과일로 후식을 먹는다. 열대야로 늦게까지 잠 못 이룰 때면 치킨에 맥주, 탄산음료를 마시며 놀다가 잠이 든다.
김 씨가 세 끼 식사 외에 하루동안 섭취한 당분은 얼마나 될까?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에 따르면, 적절한 당류 섭취 기준은 1일 열량(2000Kcal)의 10% 이내인 50g이다. 서울시가 시판중인 빙수류 63종과 주스류 19종을 분석한 결과, 생과일주스와 빙수는 한 번만 먹어도 하루치 권고기준을 훌쩍 넘었다. 특히 여럿이 나눠먹는 경우가 많은 빙수보다, 주로 혼자 마시는 생과일 주스에서 더 많은 당분을 먹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섭취량 기준으로 빙수의 당 함량은 45.6g인 반면 과일주스는 55g이나 됐다.
아메리카노에 무심코 넣는 시럽도 펌프당 2g 가까운 당이 함유되어 있다. 각설탕 3분의 2개(1개 3g) 분량이다.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까지 마신다면 하루 당분 섭취량은 더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덥다고 빙수나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거나, 과일주스와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갈증이 더 심해진다”며 “땀을 많이 흘렸다면, 물을 많이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단맛을 내는 성분인 당류는 천연당(Free sugar)과 첨가당(Added sugar)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천연당은 과일, 채소, 우유와 유제품에 함유돼 있다. 반면 첨가당은 식품의 제조 과정이나 조리 중에 첨가된다. 첨가당에는 백설탕, 흑설탕, 옥수수시럽, 고농도의 액상과당, 꿀, 물엿 등이 있다.
당 섭취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공식품을 줄이는 것이다. 대한영양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총 당 섭취량의 56.9%를 가공식품에서 섭취하고 있다. 이를 1년치로 환산하면 12~18세 청소년은 17.2kg, 30~49세 성인은 13.5kg에 달한다.
이영은 대한영양사협회 부회장(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먹고 있는 ‘숨어있는 당’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습관적으로 먹는 당이 위험하다. 식당 계산대 앞에서 무심코 집어드는 사탕이나, 습관적으로 마시게 되는 자판기 커피가 대표적이다. 중요한 것은 성분표를 꼼꼼히 따지고 건강상태나 연령 등에 따라 적절히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과일은 천연당류여서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당뇨환자나 만성콩팥병 환자 등은 적당량만 먹는 것이 좋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커피보다 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과일주스를 선택한다. 그러나 서울시가 조사한 생과일주스 중에서는 WHO 하루 권장량의 3.5배에 달하는 제품도 있었다.
성분표에서 설탕은 안 들어있고 액상과당이 들어있다고 안심해선 안된다. 가공식품에 액상과당을 많이 넣는 것은 같은 양이라도 설탕보다 1.5~1.8배 단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포도당보다 인체 흡수가 빠른데다 많이 먹어도 포만감을 못느낀다는 데 있다. 요즘 아이 건강을 걱정하는 엄마들이나 다이어트족들이 ‘액상과당 줄이기’에 적극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 부회장은 “포도당과 달리 과당은 지방처럼 대사가 되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포만감을 못느낀다”며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많이 먹게 되고, 지방세포에 축적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건강음료도 생각보다 당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운동 후나 야근 후 마시는 에너지 음료와 스포츠 음료도 마찬가지다. 시판중인 가당음료 제품 중 당류 함량과 열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에너지 음료였다. 당 함유가 많기로 널리 알려진 탄산음료는 말할 것도 없다. 조 팀장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탄산음료 6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캔 분량당(250ml)의 평균 열량은 120kcal, 당류 함량은 29g이었다”며 “이는 각설탕 10개를 먹는 것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하루에 탄산음료 1개를 추가적으로 매일 섭취 할 경우 1년에 체중이 6kg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WHO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4명중 1명은 ‘당분 중독’이다. 설탕의 중독성은 마약인 코카인보다 8배라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당을 많이 먹는 식생활을 계속하면 어떻게 될까? 비만과 충치 외에도 당뇨와 심장병 등 심각한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당이 우리 몸에 흡수되면 혈당이 오르고, 올라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된다. 그런데 과다하게 섭취하게 되면 인슐린도 많이 분비되고, 결국 인슐린 저항성 체질을 만들게 된다. 대사증후군을 유발한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10년쯤 지속하면, 당뇨병과 심장병, 뇌졸중 등 발병위험도 2~5배 높아진다. 특히 당분을 많이 섭취하고 난 후 시간이 지나면 졸립고 무기력감, 졸음과 피로 등을 느끼게 된다. 이를 ‘슈가 크래쉬’라고 하는데, 이럴 때 당분을 먹는 대신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당분이 떨어질 때마다 당분을 먹는 습관이 지속되면, 소화기 질환 등 다른 만성질환 발병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섭취를 줄이려면 입맛부터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조영연 삼성서울병원 영양팀장은 “청소년들은 탄산음료, 성인들은 믹스커피에서 첨가당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며 “가공식품에는 반드시 영양성분을 표시하므로, 당 함유량을 확인해 적은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팀장은 또 “탄산이나 과즙음료, 커피같은 음료를 마시는 습관대신 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성장기 어린이는 우유, 성인도 저지방우유를 한 팩 정도 마셔주라”고 권했다.
달콤한 간식들을 멀리 하는 사람이라도, 세 끼 식단을 떠올려보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여름철 즐겨먹는 물냉면에 23g, 비빔국수에 24g의 당이 표함되어 있다. 갈비구이(350g 기준)와 돼지고기볶음(200g 기준)에도 각각 11g과 8g이 들어있다. 달짝지근한 짜장면과 탕수육에는 각설탕 21개 분량이 들어간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 부회장은 “요즘 많이 쓰는 과일 등 발효액(효소)은 절반 분량의 설탕을 넣고 만든다”며 “식물 속 유효성분 빠져나와서 몸에 좋긴 하지만, 당 섭취를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는 분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요한 것은 인위적으로 만든 첨가당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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