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대규모 엑소더스(탈출)는 없을 것이다.”
지난달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후 보통 ‘시티’(the City)로 불리는 ‘시티 오브 런던’의 글로벌 금융허브 위상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지만 한국을 방문한 제프리 마운트에반스 시티오브런던 시장은 기우라고 잘라말했다.
20일 주한영국대사관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한 마운트 에반스 시장은 “국민투표 실시전 일부 글로벌 금융기관과 다국적 기업들이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다른 EU 회원국으로 옮기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같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운트에반스 시장은 “브렉시트후 실제로 시티오브런던을 떠나겠다고 밝힌 기업이 한 곳이라도 있느냐”고 반문하고 “오히려 영국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들어오겠다는 금융사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은행 웰스파고가 시티오브런던에 새 지사 건물을 짓겠다고 밝혔고, 최근 미국 댈러스에서 만난 연방준비은행 고위 관계자는 시티오브런던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마운트에반스 시장은 “경제규모 5위인 영국은 주요 7개국(G7)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브렉시트후에도 시티오브런던은 글로벌 금융 중심지 중 한곳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티오브런던에는 40만명에 달하는 금융업 종사자들이 몰려 있고, 훌륭한 인프라스트럭처와 교육기관을 두루 갖춰 다른 도시에 비해 여전히 장점이 많다는 것이다.
영국이 EU를 떠나면 EU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금융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패스포팅(passporting)’ 권리를 상실해 금융기관들이 영국에 남아야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축했다. 마운트에반스 시장은 “패스포팅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러가지 접근법이 있다”며 “영국과 EU는 공통적인 이해관계로 연결돼 있고 이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패스포팅 권리가 사라지면 손해를 보는 것은 영국 뿐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가 EU 국가에서 상품을 팔고싶어 하는 것처럼 EU 국가들도 영국에서 계속 상품을 팔고싶어 한다”며 “브렉시트가 이같은 상호 이해관계를 쉽사리 깨뜨릴 수 없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U 탈퇴를 계기로 오히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마운트에반스 시장은 “우리는 한국과 아주 강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영국이 다른 국가들과 통상협정을 맺을 수 있는 기회이고, 이는 글로벌 무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마운트에반스 시장은 핀테크 산업 혁명을 주도해 온 영국 리더십에 주목해줄 것으로 당부했다. 그는 “영국은 핀테크 관련 일자리 수와 매출 규모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며 “최근 국제 무역을 장려하는 새 총리가 임명되는 등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 핀테크 육성 업체 ‘엑센트리(XNTree)’가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한 것과 관련해 서울을 런던같은 ‘핀테크 허브’로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핀테크 업체들과 전문가들이 서울에서 사업을 확장하기를 원한다”며 “이들의 한국 진출은 서울시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강다영 기자 / 정지성 기자 /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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