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진압후 주동자 숙청을 벼르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주동자에 대한 사형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쿠데타 시도에 대해 “명백한 반역 범죄”라고 규정하고 “국민들은 이제 이 테러리스트들이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왜 그들을 감옥에 두고 몇 년씩 먹여줘야 하느냐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라며 “친척과 이웃, 가족들을 잃고 고통받는 국민들이 신속한 처분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 사형제 부활 가능성을 시사했다.
터키는 지난 2004년 EU 가입을 위해 사형제를 폐지한 바 있다. 쿠데타 가담자와 정적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바람이 불면서 체포하거나 직무에서 쫓겨난 인원이 2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체포대상은 군인과 법조인 뿐 아니라 경찰, 민간인, 주지사 등 고위 공직자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법의 준수와 사형제 부활 자제를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통화하면서 “EU와 독일은 사형제 부활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그런 조치는 터키의 EU 가입과 함께할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도 “사형제 부활은 EU가입을 위한 터키와의 협상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인권 퇴보는 터키에 가장 필요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고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체포된 이들의 규모와 속도는 숙청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터키 정부가 쿠데타 공모자로 지목해 체포한 전 공군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는 혐의를 부인했다. 외즈튀르크 전 사령관은 “나는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주도한 사람이 아니다”며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춰볼 때 귈렌 추종세력이 쿠데타를 시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배후로 미국으로 망명한 자신의 정적인 펫훌라흐 귈렌을 지목하고 연일 귈렌의 터키 송환을 미국 정부에 요구하면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터키정부는 “쿠데타가 에르도안 대통령 자작극일 수 있다”는 귈렌과 국제사회의 의혹을 일축했다.
가디언은 터키 고위 관료를 인용해 “쿠데타가 일어난 지 2시간30분 후에 9명의 주요 장관들이 한 데 모여 ‘오늘 밤 쿠데타로 죽을 수도 있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이 관료는 또 같은 날 대통령궁에서 회의를 하기로 예정됐던 대(對)테러 책임자가 양손이 묶인 채 목에 총을 맞은 채 발견됐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황금으로 치장된 새 대통령궁이 황금에 집착하던 사담 후세인조차 부끄럽게 한다”는 부제목을 단 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궁 화장실이 한롤당 2000파운드(300만원)짜리 실크 벽지로 도배돼 있다”고 폭로했다. 또 수백개방의 방문 두 짝 중 한 짝의 가격만 3만6천파운드(약 5천270만원)에 달하고 대통령궁을 짓는데 5억 파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산은 1억3900만 파운드(2000억원)에 달한다. 데일리메일은 “영부인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검소하게 생활한다고 말하면서도 브뤼셀에서는 쇼핑몰을 아예 통째로 폐쇄하고 쇼핑을 할 정도로 지독한 쇼핑 중독”이라고 꼬집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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