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퍼시벌 로웰이 본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은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었습니다.
해 뜰 무렵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 그리고 힘차고 용맹스러웠던 고구려의 기개를 잃은 무기력한 모습.
2016년 지금, 로웰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면 어떤 말을 할까요?
지금 세계를 이끌고 있는, 이른바 강대국은 미국입니다. 그리고 중국도 있습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는 안보 때문이라도 이 두 나라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 사드는 목표를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지금으로선 최종 방어수단입니다. 지난 8일 우리 정부는 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기로 했지요.
즉각 반응을 보인 건 역시 중국이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보란 듯 그간 소원했던 북한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북중우호조약 체결 55주년을 맞아 북한의 김정은과 축전을 주고 받았고, 사드 배치에 별 반응이 없던 북한은 이때부터 강한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중앙TV 외무성 대변인 담화 (어제)
-사드 배비(배치)가 우리의 주변 나라들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주변 나라들이 강하게 반발해 나서고 있는 것이 결코 우연하지 않다.
북한이 자기네가 아닌 다른 나라, 주변 나라를 언급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일부러 남한과 중국이 벌어진 그 틈을 밀고 들어온 거죠.
여기에 화답하듯 중국은 오는 15일 다롄에서 열릴 북-중 국제박람회에 최대 규모의 북한 대표단을 수용하기로 했고, 반나절 북한 관광 등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만들어 중국 관광객들이 여권 없이도 북한을 방문할 수 있게 했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아직 진행 중인데도 말이죠.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군 열병식 참가는 중국은 물론 우리에게도 대대적인 이슈였습니다. 당시 시진핑 주석 옆엔 박근혜 대통령이 서있었는데, 이젠 김정은이 서게 생겼죠? 왠지 이제 좀 친해졌다 싶은 친구를 뺏긴 듯한 기분입니다.
그러는 사이 가까운 일본에선 여당인 자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해 전쟁이 가능한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고래들 싸움에 등 터지게 된' 한국.
이 상황에 '자기 옷 고치러 간' 외교부장관. 이젠 무릎만 찢어진 게 아니라 아예 가랑이가 찢어질 상황이 된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