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투협 회장 "증권사도 은행들처럼 법인지급결제 허용을"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증권사 개인 고객과 달리 법인 고객만 계좌이체 같은 지급 결제 업무를 금지한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법인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법인 지급 결제 업무가 증권사에 시급히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협회장은 12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금융결제원에 3000억원의 지급결제망 진입 비용까지 냈는데도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증권사 입장에서 보면 주주들에 대한 법적 책임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법인에 대한 지급 결제 업무는 은행과 저축은행에만 허용돼 있다. 그는 "저축은행도 법인 지급 결제를 허용해주고 있는데 증권사에 허용해주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기업금융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증권업계의 발목을 잡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황 협회장은 또 금융위원회가 준비 중인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과 관련해 현재 개별 업무 기준으로 돼 있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 레버리지비율 규제를 포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은 자기자본비율만 적정하면 업무 용도를 따지지 않는데 증권은 기업신용공여, 일반신용공여,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등 개별 업무마다 규제가 적용된다"며 "업무 규제를 일괄 풀고 포괄적으로 위험성을 관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시장조성자제도를 부활시키려는 데 대해서도 "시장조성자제도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제도로 선진화 차원에서 없앤 제도"라며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황 협회장은 "IPO 할 때 가격 기준부터 증권신고서에 일일이 기재하게 해놓은 것부터 정비해야 한다"며 "동종 회사 주가수익비율(PER)을 계산하는 등 공모가를 어떻게 산출했는지 자세히 적게 만들면 기술혁신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고 IPO를 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