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지상파 안방극장 최고의 화제작인 SBS ‘닥터스’의 기세는 마치 훈풍에 돛을 단 듯 하다. 두자리수 시청률로 산뜻하게 출발한 ‘닥터스’는 같은 날 동시 출격한 경쟁 의학드라마 KBS 2TV ‘뷰티풀 마인드’를 잡은 데 이어 “재미있다”는 입소문까지 타고 연일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1회 12.9%로 출발한 ‘닥터스’는 2회 14.2%, 3회 14.4%, 4회 15.6%, 5회 18.4%의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6회 19.7%까지 상승하며 20% 고지를 목전에 뒀다. 하지만 지난 11일 7회 방송분이 18.8%를 기록,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대다수 월화극들의 월요일 방송분 시청률이 다소 저조하게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닥터스’ 시청률 소폭 하락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 등 주요 출연진들의 매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4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막을 내린 ‘태양의 후예’의 뒤를 잇는 게 아니냐는 기대에 찬 반응까지 내놓을 정도다.
하지만 ‘닥터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묵직한 존재가 있으니, 바로 동시간대 방영 중인 MBC ‘몬스터’다.
‘몬스터’는 권력집단의 음모에 인생을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극과 진흙탕에서도 꽃망울을 터뜨리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최근 강기탄(강지환 분)의 복수극이 다시 급물살을 타면서 ‘꿀잼 드라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칼을 갈다가 좌절을 맛보고, 다시 일어나는 스토리가 ‘뻔하고 지루한 전개’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으나 일단 ‘몬스터’의 세계에 입문하면 발을 빼기 어려운 묘한 매력으로 부동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시청률이 이를 입증한다. ‘닥터스’가 첫 방송된 지난달 20일 방송된 ‘몬스터’ 25회는 9.7%를 기록, 이전 방송분 대비 소폭 하락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26회 11.1%, 27회 10.6%, 28회 11.1%, 29회 11.1%, 30회 11.0%, 31회 10.5%까지 꾸준한 성적표를 내놨다.
‘닥터스’의 활약에도 ‘몬스터’ 시청자의 이탈이 거의 없음을 보여주는 지표. 이는 흡사 지난해 하반기 SBS ‘육룡이 나르샤’의 독주를 철저히 막았던 MBC ‘화려한 유혹’과도 비슷한 모양새다.
특히 최근 방송분에서 강지환, 성유리, 박기웅의 엇갈리고 엇갈리는 삼각관계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몰입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분위기다. 여기에 박영규, 정보
물론, ‘닥터스’ 자체의 순항은 여전히 유효하기에 20% 돌파는 너끈히 해낼 것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갈 길 가고 있는 50부작 ‘몬스터’의 우직한 여정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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