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처는 미국에서 중국으로 점점 이동하고 있고, 생활 밀착형 상품을 찾던 직구족들은 이제 일상의 재미를 찾기 위해 해외직구를 선택하고 있었다.
제일기획의 빅데이터 분석전문조직 ‘제일DnA센터’는 국내 디지털 패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2년간 해외직구 관련 검색데이터 18만 7000여건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고 4일 밝혔다.
국내 디지털 패널은 제일DnA센터와 제휴를 맺고 디지털 정보를 제공하는 네티즌들이다. 분석 결과 지난 1년 사이 해외 직구 관련 검색량은 50.5% 늘어나 해외 직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었다.
지역별로는 중국 직구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15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국 관련 검색은 21.8%를 차지했다. 전년대비 285% 늘어나 다른 국가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일본 관련 검색은 66.4% 늘어나 전체의 21.8%를 차지했으며, 독일 관련 검색은 182.8% 중가해 7.9%를 차지했다. 해외 직구의 중심지인 미국 관련 검색은 19.4% 증가했으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5%에서 50.1%로 낮아졌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1년전만 하더라도 해외직구가 미국에 편중돼 있었는데 점점 중국 등 다른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다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심 품목도 다양해졌다. 패션·잡화, 이유식, TV 등 기존의 직구 인기 상품 뿐 아니라 액션캠, 이어폰, 외장 배터리 등 디지털 아이템, 셀프 촬영용 드레스 등 새로운 품목들이 높은 버즈량(온라인상 언급 횟수)을 기록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직구가 대중화되고 독특함, 재미 등 새로운 소비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생활 밀접형 ‘1세대 직구’ 뿐 아니라 재미 중시형 ‘2세대 직구’가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흥미로운 상품들을 싸게 살 수 있는 중국 쇼핑몰을 중심으로 2세대 직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남성들이 주도하고 있다. 1세대 직구 중심인 미국 쇼핑몰의 경우 접속자 중 여성이 55.7%로 남성보다 많았으나 2세대 직구가 많은 중국 쇼핑몰의 경우 접속자의 55.3%가 남성이었다. 특히 30~5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남성 비율이 64.2%에 달했다.
구매 패턴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미국 쇼핑몰들의 경우 블랙 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프로모션 시즌과 평상시의 접속량 차이가 최대 40% 정도로 컸으나, 중국 온라인 쇼핑몰은 시기에 따라 큰 차이가 없었다. 재미 위주의 저가 상품의 경우 할인에 따른 가격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수시로 검색·구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중국 쇼핑몰의 경우 모바일 앱을 통한 접속 비율이 50%를 넘어 단골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러나 직구가 대중화됐음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쇼핑몰을 이용한 소비자들은 구매 전·후에 걸쳐 구매 방법과 배송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이 검색했다. 교환·환불, 통관·관세 등에 대한 검색도 높게 나타났다.
허원구 제일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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