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장관 재직때 공무에 사설 이메일을 쓰면서 불거진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를 직접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힐러리 클린턴 선거운동본부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닉 메릴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이 오늘 오전 자발적으로 (FBI)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스캔들 조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데 대해 기뻐하고 있고 조사과정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성명은 덧붙였다.
미언론들은 이날 조사가 워싱턴DC에 있는 FBI 본부에서 약 3시간 30분간 진행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이 자신의 전용기에 오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20여분간 면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진 지 닷새 만에 전격 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미 정가에서는 FBI 수사관들이 힐러리와 직접 대면한것 자체가 이메일 스캔들 조사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CNN 방송도 FBI 상급 기관인 법무부에서 7월말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에 이메일 스캔들 조사를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메일 스캔들’로 불리는 힐러리의 사설 이메일 사용 문제는 그가 국무장관으로 일하면서 사설 이메일 서버로 비밀 공문서를 주고받은 일을 가리킨다. 미 국무부는 지금까지 약 3만 건의 힐러리 사설 이메일을 공개했지만 그중 22건이 ‘1급비밀 범주에 해당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공개하지 않겠다고 지난 1월 발표한 바 있다.
공화당은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해 왔고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최근 유세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문제로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FBI는 지난해 7월부터 클린턴 전 장관의 사설 이메일 사용 문제를 조사해 왔다.
이메일스캔들이 불씨로 남아있지만 힐러리가 11월 8일 대선에서 낙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적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운영하는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힐러리가 트럼프를 꺾고 낙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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