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과거 그가 한국의 미래를 예측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재조명받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생전 우리나라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여러 차례 방한해 청소년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고 최근엔 박근혜 대통령도 만났다.
지난 2001년 6월 방한해서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한국 사회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장문의 보고서를 전달한 바 있다.
110여 쪽이 넘는 장문의 보고서는 한국의 15년 후를 예측한 내용이 담겨 당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금까지도 보고서 내용이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받는다.
토플러의 탁월한 식견이 담긴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소개한다.
◆한국은 선택의 기로에 있다
토플러는 “한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다. 그 선택은 현재의 모든 한국인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자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문장으로 보고서를 시작했다.
그는 “선택은 다름 아닌 저임금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종속국가 (dependant country)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선도국가(leading country)로 남을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마라
그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과 같은 다른 나라의 가치체계와 전략, 문화를 받아들임으로써 단순히 그들을 모방해서는 안 된다”며 일본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성공에 안주한 일본은 제2의 물결에서 제3의 물결 경제로 이전해 가는 도중에 멈춰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미래 산업에 대해 “이제 잘 개발된 정보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 하부구조를 몇몇 특정 산업이 아닌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적으로 활용하는 국가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인터넷과 새로운 통신서비스의 공공활용을 확산시키는 것이 국익을 창출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한국은 산업화 경제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혁신적인 경제로 세계를 주도하는 지식기반 경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며 지식기반 경제라는 선진 경제에 한국이 참여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 사다리의 상위층이 아니다
토플러는 “세계 경제체제 전반이 변화하고 있다. 농업경제는 여전히 세계 경제 사다리의 최하위층에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이 이룩한 산업경제는 더는 세계 경제 사다리의 상위층에 위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롭게 등장한 지식기반 경제가 최상위층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그는 “경제체제가 급속히 분화하고 있는 만큼 세계 경제에서 한국의 위치도 변화하고 있다”며 “생활수준 향상과 직업 창출을 위해서는 세계 경제 사다리 상의 더 높은 위치를 향해 다시 한 번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약이 성공한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경제체제인 지식기반 경제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실패한다면 실업률 증가와 임금 하락 등 많은 고통이 수반될 것”이라며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는 더욱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 교육체제를 개혁하라
토플러는 한국의 교육체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한국의 학교는 21세기의 24시간 유연한 작업체계보다는 사라져 가는, 반복 작업 하의 산업체제의 시스템에 알맞도록 짜인 어긋난 교육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어느 곳에서든 혁신적이고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교육체계의 변화는 ‘교육공장’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교과과정에서부터
토플러는 이밖에도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수출과 내수 시장의 미래, 세계화, 중소기업, 정보 격차 해소, 노동조합 등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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