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없이 재판 유죄 확정…대법원 "다시 재판하라"

대법원이 피고인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유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결에 대해 잇따라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가 이를 모르고 불출석 상태에서 1심 재판이 진행돼 항소심까지 징역 8월을 선고받은 남 모씨(62)의 상고심에서 원심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남씨가 1심 공판 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 자기 잘못이 없다”며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소송 행위를 다시 한 후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새로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남씨는 재판에 넘겨진 사실을 모른 채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형 집행에 위해 검거된 뒤에야 이 사실을 알았고, 상소권 회복 절차 청구해 서울동부지법은 일반 항소심 재판 절차대로 진행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 사건은 제대로된 절차에 따라 재판이 이뤄진 게 아니므로 재심 절차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며 원심을 깨고 다시 재판하라고 했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도 이날 남씨 사건과 같은 유형으로 재판이 진행된 유 모씨(82)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유씨도 부동산 사기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월을 선고받았지만 남씨처럼 자신의 기소 사실과 1심 재판 결과를 모르고 있었다.
[김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