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의 대표 동성애 이벤트로 자리 잡은 터키 이스탄불 게이 행진이 당국에 의해 금지됐습니다.
이스탄불 당국은 이달 26일 최대 번화가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동성애자 행진 행사를 공공질서와 안전에 대한 우려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고 알자지라 등 이 지역 매체들이 17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최근 터키 극우단체와 보수단체가 동성애자 행진을 저지하겠다고 선언, 현장에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었습니다.
터키의 극우 청년단체와 무슬림 보수단체는 정부가 필요한 조처에 나서지 않으면 자신들이 실력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스탄불의 동성애자 행진은 지난 2003년 시작된 이슬람권의 대표적인 동성애 행사입니다. 최대 번화가인 이스티클랄거리부터 탁심광장까지 동성애자 권익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등을 들고 행진을 벌입니다.
일반적으로 이슬람권에선 동성애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고 동성애자들에 대한 태도가 극도로 부정적이지만 헌법에 따라 세속주의 정부 체제를 가진 터키에서는 동성애가 불법이 아닙니다. 탁심 광장 등 번화가 주변에는 게이들이 즐겨 찾는 바와 상점이 많습니다.
터키의 동성애 권익단체는 2003년부터 가두행진 행사를 벌여왔고 2014년까지는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이스탄불 당국이 시작 몇 시간 전에 돌연 행사를 금지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경찰은 이미 모여든 집회 참가자를 향해 고무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지만, 큰 사고는 없었습니다.
올해는 이달 초부터 보수단체와 극우단체가 동성애 행진을 '부도덕'하다고 비난하며 저지 의사를 밝혔고, 뒤이어 당국이 이들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동성애자 행진 행사 주최 측은 당국이 시민보호 의무를 저버렸
이들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동성애자 행진 금지는 헌법과 법률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최근 성소수자들이 겪은 위헌·위법 사례에 맞서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고 평등과 자유, 정당한 법적 지위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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